고금리 시기 속에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과도한 이자 장사를 자제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가계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 2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3월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3월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 금융 제외)는 평균 1.16%p로, 전월보다 0.20%p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1%P대 수준을 보였다. NH농협은행은 1.34%p, 우리은행 1.22%p, KB국민은행 1.13%p, 하나은행 1.11%p, 신한은행 1.01%p였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건 3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 속에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 출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고 이에 따라 수신 금리 하락폭보다 대출 금리 하락폭이 더 커지며 예대금리차 축소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예대금리이고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금리 차이가 낮다면 좋을 것이 없다. 예대금리 차는 은행권의 마진을 뜻한다. 예금금리를 낮추고 반면 대출 금리는 낮추진 않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비춰지면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라는 비판이 나오게 된다.
평균 예대금리차는 2%내외다. 이 때문에 3월의 1.16%는 긍정적 신호다. 정부 지침에 따라 예상대로 3월부터 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적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정부가 관리에 나선 결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금융사들의 평균 이자이익 비중은 50%인데, 우리나라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총 이익의 90%대를 차지하기도 한다. 이는 문제"라면서 "이에 정부가 예대금리차가 적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 감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이런 상황과는 달랐다. 토스뱅크는 5.41%p로, 같은달 인터넷은행 3사 중 가계 예대금리 차가 가장 컸다. 카카오뱅크도 1.15%p에서 1.21%p로, 한 달 전보다 0.06%p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국내 은행들은 작년 7월부터 매월 은행연합회에 예금 및 대출 금리를 공시하게 돼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