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침체에 수요 회복이 불투명해 1분기에 실적이 좋지 않았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8일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1개월 이내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는 현재 2천730억원이다.
작년 2분기의 14조970억원 대비 98.1% 급감한 수준이며, '어닝 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한 1분기의 6천402억원보다도 57.4% 적다.
반도체 불황에 1분기에 4조5천800억원 영업손실을 낸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지속하고, 1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스마트폰 사업 등의 실적 둔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에 영업손실 3조4천2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하다. 현재 영업손실 전망치는 1분기와 비슷한 3조2천465억원이다.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반도체 다운턴(하강 국면)에 받는 충격이 더 크다.
업계에서는 업황이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 감산 효과와 수요 회복 등이 본격화하면 반도체 실적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LG디스플레이는 TV 등 디스플레이 전방 시장 침체에 1분기 영업손실 1조984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수요 침체와 세트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여전해 2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도 8천97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고유가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정유업계는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에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에쓰오일(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은 5천19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1.3%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천2억원으로 1분기보다 22.4% 줄고, 작년 2분기보다 76.8% 급감한 수준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시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71.0% 급감한 1천302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전망치는 이보다 적은 1천231억원이다.
다만 석유화학 외 신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2분기 전망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성과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7천91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8% 감소하는 정도로 선방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분기보다 11.8% 늘고 작년 2분기의 8천785억원보다도 소폭(0.7%) 증가한 8천843억원이다.
오는 11일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케미칼은 이번 1분기로 4분기 연속 분기 적자 행진을 끝내고 이르면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동박 제조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실적이 2분기부터 연결 실적으로 잡힌다.
전기차 시장 성장 등에 힘입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낸 자동차와 배터리 등의 업종은 2분기에도 호실적 기대가 크다.
현대차는 1분기에 영업이익 3조5천927억원을 올리며 2분기 연속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이어 3분기 연속 최대 실적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분기를 웃도는 3조6천118억원이다. 전망치로 4조원 이상을 제시한 증권사(다올 4조1천120억원·대신 4조184억원)도 있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분기 최대'를 기록한 1분기(2조8천740억원)를 뛰어넘는 2조9천601억원이다.
국내 최대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천220억원으로 작년 2분기의 1천956억원 대비 269.1% 늘어난 수준이다.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2021년 2분기(7천243억원)를 제외하고 역대 최대였던 1분기 영업이익 6천332억원보다도 14.0%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