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규칙 기반 질서가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베트남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에 앞서 이날 보도된 국영 베트남뉴스통신(VNA)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한국은 베트남과 해양안보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산 분야 협력도 한층 더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보 반 트엉 국가주석 초청으로 22일부터 사흘간 김건희 여사와 함께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취임 후 첫 양자 차원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베트남, 양자 협력의 새로운 장(章)을 연다' 제하 인터뷰에서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힘차게 시작하는 첫 해"라며 "이번 국빈 방문이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베트남은 세계가 처한 복합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며 특히 핵심광물 공급망, 에너지, 디지털 전환, 스마트 시티, 기후변화 대응 협력에 기대를 드러냈다.
특히 양국의 기존 협력 범위도 넓히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협력 범위를 제조업 위주에서 금융·유통·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분야로 고도화하고, 방식도 강점을 활용한 수평적 분업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베트남 산업기술 역량개발을 위한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의 단일 무상원조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였던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 지원 지속 방침뿐 아니라 베트남의 과학기술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새 원조사업을 발표할 것이란 계획도 공개했다.
다자회의 등 국제무대에서도 베트남과 다각도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과 유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등 다자기구·협의체에서도 창의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인적교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베트남에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규모인 약 17만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며 "양국은 '사돈 관계'를 이어오고 있고 이제는 '한 가족'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인적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베트남과 인연도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부친은 수교 직후인 1993년 하노이 국립경제대와 호치민 경제대 출신 유학생들을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입학시켜 학술교류에 기여하고자 했다"며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베트남이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인 점을 감안, "내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을 희망한다"며 오는 9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관련 제안서를 아세안에 제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