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6~30일) 뉴욕 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과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에 따라 조정 압력이 강화될지 주목된다.
또한 주말 동안 러시아 반란 사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험자산에 변동성이 커질지도 주목된다.
지난 주 3대 지수는 긴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S&P500지수는 1.39%가량 하락해 5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한 주간 1.44% 하락해 8주 연속 오름세를 마감했으며, 다우지수는 같은 기간 1.67% 밀려 3주 연속 오름세를 끝마쳤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는 연준의 긴축 기조에도 상승세를 지속해온 지수가 조정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실제 지난주 투자자들은 파월 연준 의장의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차익실현의 빌미로 삼았다. 연준이 하반기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의 금리 전망이 수정되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도 파월 연준 의장이 28일과 29일 유럽 포럼에 참석해 발언에 나선다. 28일에는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정책 관련 패널 토론에, 29일에는 스페인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에서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와 대담에 나설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매파적 기조로 시장에 부담을 줬다.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 당시에 보인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라며 "회의마다 결정할 것"이라는 유보적 태도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2회 더 인상이 타당하다"라는 좀 더 단호한 어조로 바뀐 셈이다.
파월 의장이 이번 주에 미국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을지는 미지수지만, 설사 발언을 하더라도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30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5월 PCE 가격지수가 나온다.
이달 중순 나온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올라 전달의 4.9%에서 크게 하락한 데다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5월 근원 CPI 상승률은 5.3%를 기록하며 전달의 5.5%에서 빠르게 둔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5월 근원 PCE 가격지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3% 올라 전달의 0.4%에서 소폭 둔화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대비로도 4.6% 올라 전달의 4.7% 상승에서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성장 근간인 소비지출은 전달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의 0.8% 상승에서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4%대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 이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
이번 주에는 내구재 수주와 소비자신뢰지수, 신규주택 판매 등 주택 지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 등이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예상보다 견조한 지표에 경기침체 우려가 크게 줄어들며 주가가 반등을 해왔다는 점에서 지표가 둔화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부상하며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국채 시장의 수익률 곡선 역전은 심화했다. 10년물 금리와 2년물 금리와의 스프레드는 -100bp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3월 초 이후 최대로 지역 은행 파산 직전 때로 돌아간 셈이다. 당시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던 때다. 그러나 은행 파산으로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 최종 금리 전망치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 정도로 유지한 데다, 은행 사태가 진정을 찾으면서 시장은 반등을 시작했다.
지금은 은행 파산 이전 상태처럼 연준의 긴축 기조도 시장의 기대보다 매파적이다. 이로 인해 침체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수가 한 주간 조정을 받긴 했으나, 강세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애널리스트들은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것 같은 두려움에 주식 매수에 동참하는 투자자로 인해 주가가 오르는 포모(FOMO) 랠리로 S&P500지수가 4,500을 넘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시장이 변곡점에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BTIG의 애널리스트는 인공지능(AI)에 따른 최근의 랠리가 큰 폭의 후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충동적 랠리는 점진적인 조정으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된 시각 중 어느 쪽이 맞을지는 이번 주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 지정학적 이슈도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용병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키며 모스크바 진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위험 자산이 다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원유 시장에 상당한 압박이 돼 왔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줘 인플레이션에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지난 24일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로 진입해 군 시설을 장악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후 바그너 그룹은 두번째 도시 로스토프나노두까지 접수했다.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동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체포령을 내리면서 모스크바와 보로네즈 지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악재 중 하나였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를 제거해줄지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