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카드사들에 삼성페이 수수료를 받는 대신 공동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 상생 방안을 추진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카드사들에 삼성페이 관련 수수료를 받되 각 사 기여도에 따라 일부 금액을 공동 마케팅 금액으로 지원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애플과 경쟁하는 입장에서 수수료를 안 받을 수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 "다만 최근 논의 과정에서 카드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수수료를 받은 만큼 공동 마케팅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결제 기술 업체 비자나 마스터도 자사 브랜드를 이용하는 제휴사에 브랜드 수수료를 받고 제휴사가 비자나 마스터 활성화에 사용할 수 있게끔 마케팅을 지원하는 데 삼성페이의 상생 방안도 이와 비슷한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의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으나,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나 카드 결제 건수가 많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달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삼성페이 관련 계약의 자동 연장이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맺고 계속 연장해왔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3월 애플페이가 출시되고,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자 삼성페이 역시 유료화 수순에 나섰다고 해석해왔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마찬가지로 카드사에 0.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카드사들은 연 700억원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해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까지 수수료가 생기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카드사들이 삼성페이 확장에 더욱 신경 쓰도록 하는 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