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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중국 경제성장 정점 정말 지났나

세계 경제의 중심축의 역할을 하는 중국 경제의 회복이 기대보다 느려지면서 중국 경제 성장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7~1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이었으나 최근 경제 성적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6.3%로 1분기 4.5%과 비교해 증가했으며 연간 목표치인 '5% 내외'를 웃도는 수치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못 미쳤다.

게다가 몇 년 안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이란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중국의 성장 엔진이 약화되면 세계 경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왜 중국의 고성장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지에 대해 중국의 수출, 청년실업률, 부동산 침체, 외국인 투자 등의 측면에서 정리했다. <편집자 주>

▲'피크 차이나' 주장 나오는 이유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3%로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은 작년 2분기 중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및 주요 도시 봉쇄조치에 따른 기저효과(지난해 2분기 0.4%)에 리오프닝 효과까지 더해 ‘7% 안팎의 성장률’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블룸버그는 7.1%, 중국사회과학원은 7% 내외로 예측했었다.

리오프닝 효과가 사라지고 하반기 중국 경제가 잠재 성장(5.5% 내외)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2023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코트라 제공]

국내외 수요 위축으로 수출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주요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수출은 5월부터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6월은 12.4% 하락하며 감소폭이 전월 대비 4.9%p 더 확대됐다. 상반기 중국 수입금액은 1조 2,547억 달러로 6.7% 하락하며 4개월째 역성장을 하고 있다.

6월 무역수지는 706억 달러로 전월 658억 달러보다 늘었으나 시장 전망치인 939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중국 수출
[AFP/연합뉴스 제공]

게다가 16~24세 청년실업률이 지난 6월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청년 5명 중에 1명은 실업자라는 의미다.

지난 4월 청년실업률이 20.4%로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했으며 5월 20.8%, 6월 21.3%로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도 기저효과, 중국 탄소중립 전환에 힘입어 상반기 중국 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공업기업의 산업생산증가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중국의 투자 (누계)증가율은 1분기까지 5%대를 유지했으나 2분기 빠르게 둔화했다. 1~6월 중국 고정자산투자액은 24조 3,11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부문이 7.9% 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국유 부문 투자가 8.1% 증가했으나 민간 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 구간에 들어갔다. 이는 민간기업의 체감경기가 지속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는 5월 21.5% 감소한 데 이어 6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0.6% 급감했다.

중국 GDP의 66.6%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도 부진했다.

중국 당국이 소비 진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섰으나 위축된 소비 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6월 소매판매는 3.1%에 그치며 전월(12.7%) 대비 크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3월(10.6%) 이후 4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이 중국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1분기 200억달러(약 25조5000억원)로, 작년 1분기 1000억달러(약 127조5000억원)의 20% 수준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1~10월 중국의 FDI 금액이 약 1683억 달러(216조 972억 원)이라고 밝혔다.

FDI는 단순히 외국인 자본을 투입하는 아니라 경영 참가와 기술 제휴 등 경영권 통제를 통해 이윤을 얻는 국제직접투자의 한 형태다. 실질 FDI이기 때문에 양 당사자가 투자키로 합의한 뒤 현금, 물자, 무형 자본 등 실제로 사용하는 금액을 말한다.

중국이 이달 시행한 '반간첩법'에 대한 우려와 미국·유럽이 반도체 공급망 등에서 중국을 견제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개정된 '반간첩법'에 따르면 간첩 행위가 기존 '국가 기밀과 정보를 빼내는 행위'에서 '기타 국가 안보 및 이익과 관련된 자료'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국가 안보 및 이익에 관한 문건 및 데이티 등을 정탐, 취득, 매수, 불법 제공하는 것도 간첩 행위에 포함시켰다.

중국 인민은행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아시아 시장으로 몰려드는 외국인 자금이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도했다.

FT는 골드만삭스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12개월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 시장으로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410억달러(약 52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는 홍콩 증권거래소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잇는 ‘스톡 커넥트’를 통해 중국 본토로 순유입된 자금 규모는 약 330억달러(약 42조원)와 비교된다.

이처럼 중국 외 아시아 지역으로의 순유입 외국인 자금이 중국으로의 순유입 외국인 자금을 웃돈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이처럼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았으며 최근 성적표가 부진하면서 중국의 경제가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트라는 소비 회복세 미진, 외수부진에 의한 수출둔화, 민간기업 체감경기 악화,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 겹악재 속에서 중국 당국은 연말까지 인프라와 국유대기업의 제조업 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하방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