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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부실시공 논란 '무량판 구조' 문제 핵심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무량판 구조에서 발견된 철근 누락 사태로 중대 부실 시공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민간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9월까지 진행하며 10월 중 전소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무량판 구조는 무엇이며 무량판 구조의 장단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량판 구조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무량판 구조란?…무량판 구조 사용하는 이유

우리나라 아파트 구조는 벽식, 기둥식, 무량판으로 발전해 왔다.

무량판 구조는 내력벽이나 보가 아닌 기둥이 슬라브를 지탱하는 구조를 말한다. 즉, '보'를 사용하지 않아 층고가 높아져 내부공간 활용성이 높고 슬라브를 두껍게 구성해 층간 소음에 유리하며 무량판 골조가 탄성 범위에서 설계할 경우 지진에 대해서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벽식 구조보다 시공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 주로 고층 상업용 시설에 주로 사용되었다.

벽 자체가 없어 내부 전체가 개방형 구조라 주차공간이나 주차 면적을 늘릴 수 있어 최근 무량판 구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무량판 구조는 '내력벽'이나 '보' 없이 하중을 지탱하는 형태로 수평하중에 취약하다. 설계나 시공상 문제가 있다면 붕괴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과 슬래브 사이 철근 정착에 문제가 생기면 기둥이 슬래브를 뚫는 펀칭 현상이 발생하고 각 층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쇄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무량판 구조가 정확한 설계와 시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아파트 바닥구조 비교

▲무량판 구조 부실 논란 원인은?

지난해 1월 무량판 복합구조인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가 붕괴됐다. 수사당국은 붕괴 원인으로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테크플레이트와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하고, 하부 3개층 동바리를 조기 철거한 점, 콘크리트 품질·양생 부실을 꼽았다.

또 지난 4월 인천 검단지구 AA13-1,2블록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 주차장 지붕층 슬래브 일부가 무너졌다.

설계상에 전단보강근 시공 지시가 빠져 있거나 설계에 있으나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점이 붕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설계 단계부터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자, 설계대로 짓지 않은 시공자까지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위례23단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현장 답사
위례23단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현장 답사 [연합뉴스 제공]

▲전수조사 나선 정부, LH 이권 카르텔 타파될까

무량판 구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관심은 LH 아파트 주차장을 넘어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전체, 그리고 건설업계에 뿌리 깊은 이권 카르텔을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첫 번째 타킷으로 전관예우 등 LH의 '이권 카르텔'을 지목했다.

현재 국내 민간 설계·감리업체에 LH 퇴직자들이 있어 까다롭게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이러한 '전관예우'가 설계와 구조 전문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있다.

최근 원희룡 장관은 "설계·시공·감리·LH 담당자에게 어떤 책임이 있고, 어떤 잘못을 했는지 내부적으로 정밀 조사해 인사 조처와 수사 의뢰, 고발 조치까지 할 계획"이라며 "LH 안팎의 총체적 부실을 부른 이권 카르텔을 정면 겨냥해 끝까지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이른바 ‘LH 순살아파트’로 불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무량판 부실공사와 같은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건설 이권 카르텔’을 타파하는 방향으로 법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