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반도체·양자컴퓨팅 등 대중 투자 제한

미국은 내년부터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를 금지한다고 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수개월 간의 심의 끝에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탈 합작투자 등 미국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 행정명령은 이 외에도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인이 인공 지능 및 기타 유형의 반도체에 직접 투자할 경우 사전에 투자 계획을 미 정부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중국이 군사 분쟁에서 미국에 대항 할 수있는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첨단 반도체 및 칩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했으며, 미국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대한 조사도 강화했다.

새로운 자본 규제가 발표되기 전부터 미국 투자자들의 행동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벤처캐피털 펀드인 세쿼이아 캐피털은 워싱턴의 지속적인 조사 끝에 올해 초 중국 사업을 분리했다. 다른 기업들도 새로운 규정을 기다리면서 중국에서의 거래를 늦추거나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투자 제한은 두 초강대국 간의 외교 해빙 시도를 다시 동결시킬 위험이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이 투자 제한을 추진한 것에 대해 중국이 "매우 실망했다"라며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남용하여 무역, 과학 및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하고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교류와 기술 협력에 고의적으로 장애물을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제공]

반도체 산업 협회는 "최종 규칙을 통해 미국 칩 회사가 공평한 경쟁에서 경쟁하고 중국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 접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여 의견을 제공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벤처캐피털협회는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맥컬 의원(민주, 텍사스)은 이번 조치에 환영 의사를 밝히며 행정부가 더 빨리, 더 많은 기술 분야에 이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기에 행정부가 규제를 축소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산업계를 달래는 추세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는 투자자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지분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규정은 향후 거래에 적용되며 중국 주식 및 채권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미국의 대중국 투자는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둔화되고 있다.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직접 투자는 지난해 82억 달러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미국 벤처 캐피탈 투자도 지난해 13억 달러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