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2017년에 조성한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인 비전 펀드1(VF1)가 보유 중인 반도체 설계업체 Arm 지분의 25%를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1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논의는 현재 Arm의 75%를 소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다음 달 나스닥에 600억~700억 달러의 가치로 칩 설계업체를 상장할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협상이 거래로 이어지면 VF1에 투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와 아부다비의 무바달라 등이 즉각적으로 큰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편드들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 Inc)와 차량 공유업체 디디 글로벌(Didi Global)과 같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실패로 손실을 봤다.
기업공개(IPO) 후 시간이 지나면서 VF1이 주식 시장에서 Arm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대안은 지분 규모를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 최소 1~2년이 걸리며 또한 IPO 이후 Arm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펀드 투자자에게는 더 위험할 수 있다.
VF1은 투자한 일부 스타트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덕분에 최근 분기에 수익성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전 손실로 인해 소프트뱅크는 560억 달러 규모의 비전 펀드 2(VF2)를 위한 외부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펀드는 일본 회사와 손 마사요시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사재를 출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VF1 투자자들에게 큰 횡재를 안겨주면 소프트뱅크가 향후 다시 자본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현재 소프트뱅크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한다.
투자은행 레인 그룹을 고용해 소프트뱅크에 협상 자문을 맡긴 손 회장은 펀드가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VF1의 심의에서 손을 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펀드 투자자 대표들이 참석하는 VF1의 투자위원회와 소프트뱅크의 투자 자문위원회가 협상을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거래에 대해 논의하고있는 Arm의 정확한 가치는 알 수 없으며 소식통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거래가 성사되면 소프트뱅크는 기업공개에서 Arm 지분을 더 적게 매각하고 85%에서 90% 사이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Arm의 IPO는 VF1뿐만 아니라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 독일 통신사 도이치 텔레콤,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미국 등 주요 보유 기업의 가치 하락에 따른 타격으로 지난주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소프트뱅크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320억 달러에 Arm을 비공개로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2017년에 회사 지분 25%를 VF1에 80억 달러에 매각했다.
소프트뱅크는 또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Arm의 초석 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해 여러 기술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여기에는 아마존닷컴도 포함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주 VF1이 896억 달러의 투자로 124억 달러의 이익을 냈고, VF2는 518억 달러의 투자로 186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금리 상승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술 가치가 폭락한 이후 2022년 5월부터 '방어 모드'에 돌입했다. 그러나 6월에 손 회장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공격' 모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 반독점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Arm을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에 매각하려던 거래가 결렬된 후 기업공개(IPO) 준비를 시작했다.
Arm은 상장을 위해 최대 100억 달러의 공모를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