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이 넘은 가운데, 최종 피해자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우이섬이 속한 마우이 카운티에서는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를 106명으로 업데이트했다.
하지만 이는 재난 지역 4분의 1 정도를 탐색견을 이용해 수색한 결과다.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현재까지 5명 뿐이다.
또한 마우이섬의 대규모 산불은 지난 8일 발생한 이후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 완전히 진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조시 그린 하와이주 주지사는 100여년 만에 가장 치명적인 미국 산불로 기록된 마우이섬 산불로 인한 피해자가 현재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마우이섬 산불 당시 주민들이 대피도 못 한 채 속수무책으로 갇힐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산과 해안 사이에 위치한 라하이나에서 화재 당시 외부 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는 도로가 거의 하나만 남았다. 이에 차량 정체로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많은 주민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8일 오전 6시37분쯤 라하이나의 한 끊어진 송전선이 건조한 풀밭에 떨어져 불꽃을 튀기면서 시작됐다.
소방대원이 신고 접수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고, 마우이섬 카운티 당국은 오전 9시쯤 화재가 100% 진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산불이 재확산되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오후 3시30분 라하이나와 외부를 연결하는 우회도로를 차단했다. 15분 뒤에는 라하이나 중심지와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도로마저 통제됐다.
주민들의 대피로는 해안도로인 '프론트스트릿' 하나밖에 남지 않게 됐는데, 이 때도 산불 대피를 알리는 경보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라하이나 소어스비치 리조트를 찾은 관광객들의 경우 오후 4시17분에 처음으로 휴대전화로 산불 경보를 받았다. 뒤늦게 사태를 알게된 많은 이들이 유일한 탈출구인 프론트스트릿으로 몰렸고, 이동 속도는 갈 수록 느려졌다. 오후 6시쯤 프론트스트릿은 연기에 갇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