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국유 은행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늦추기 위해 이번 주 국내외 현물 외환 시장에서 미국 달러를 팔아 위안화를 사들이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국영 은행은 자체적으로 또는 고객의 주문을 실행하기 위해 거래하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위안화가 압력을 받고 있을 때는 중앙 은행의 요청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상하이의 한 트레이더는 "위안화 약세 속도를 늦추기 위해 국영 은행의 달러 매도가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는 노력은 이번 주 수출 약세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을 보여주는 일련의 우울한 경제지표 발표에 따른 것이라고 1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외환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은 15일 인민은행의 갑작스런 금리 인하 단행에 위안화 하락 압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국영 은행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 위안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위안화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18일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일일 중간점(위안화가 양방향으로 2%씩 거래될 수 있는 기준)을 달러당 7.2006위안으로 설정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설문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7.3047와 차이가 있다.
예상치와 인민은행이 설정한 수준 사이의 격차는 2018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크다.
트레이더와 전략가들은 중국 경제의 부진한 실적과 위안화 표시 채권 및 주식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로 인해 중국 통화가치 하락 속도에 대한 중국 인민은행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후이 샨은 "이상적으로는 위안화 가치 하락 없이 금리를 인하하고 싶겠지만 달러 강세와 미국의 높은 금리를 고려할 때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미국과 중국 채권 수익률의 격차가 확대되었다.
이날 위안화는 달러 대비 0.1% 강세인 7.2825로 마감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엄격한 팬데믹 통제가 종료된 이후 수개월 동안 무역이 부진하고 소비가 회복될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는 등 반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7월 데이터에 따르면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5%로 설정했는데, 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골드만의 후이 산 이코노미스트는 PBOC가 중국 대출 기관의 달러 대출 및 차입 한도 조정을 포함하여 하방 압력을 상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신흥시장 및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인 사미르 고엘은 환율 밴드의 일일 고정폭을 이용해 환율 하락에 대응하는 전략에 대해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