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수능을 보는 소년 수용자들의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서울 남부 교도소 안 만델라 소년학교에서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 중이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올해 3월 서울남부교도소에 문을 연 17세 이하 소년 수용자를 위한 교정시설이다.
이 수능에는 고졸 검정고시를 패스한 소년 소용자 10명이 사상 최초로 응시 중이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자율학습을 하며, 대학생 강사들로부터 수능 과목 지도를 받아왔다.
이들의 죄명은 성범죄 영상 촬영, 특수강도, 살인 등 절대 가볍지 않다. 형량은 최소 징역 2년에서 15년에 이른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사회에 나가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한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장은 "수능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이만큼 사회의 다른 것들도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또 아직 어리지 않나. 공부할 기회도 줘야 한다. 피해자에게 반성하고 또 사과할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소년 수용자들의 장래 희망은 요리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수의사 등이다. 성적은 대부분 높지 않지만 최근 본 학력고사에서 영어 모의고사 2등급을 받은 수용자도 있다. 4명은 내년 중 출소 예정이다.
김종한 과장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들은 사회로 나가야 한다. 그 기간 교정과 교화가 되지 않으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오히려 악순환이 된다"며 "어린 나이에 범죄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