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한경협 "금리 0.25%p 인하, 가계·기업 이자부담 6조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25%p 인하를 결정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6조원가량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1일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경제 주체들의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은 지난해 1월 3.25%였던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이후 21개월만이다.

그동안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2022년 이후 기업과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2020~21년 저금리 기조 하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기준금리가 1%대를 초과한 2022년 2분기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0.17%, 작년 2분기 0.33%, 올해 2분기 0.36%로 연체율이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기준 0.22%(2022년), 0.37%(2023년), 0.46%(올해)로 오름세를 보였다.

대체연체율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한경협이 지난 2010년 이후 기준금리와 가계·기업 대출 금리 자료를 토대로 회귀 분석한 결과,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 대출금리는 누적 0.14%p, 기업 대출금리는 누적 0.19%p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금리 하락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바로 나타나기보다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하락 효과는 누적 총합으로 계산한다.

한경협이 이런 방식을 토대로 대출금리 하락 폭에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기업 대출 잔액을 곱해 산출한 연간 이자 상환 부담 감소액은 가계 2조5천억원, 기업 3조5천억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한경협은 "가구당 이자 상환 부담액이 평균 약 21만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채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출
[연합뉴스 제공]

다만 한경협은 기업의 경우 이자 부담 규모가 매우 커서 재무·자금 사정이 곧바로 대폭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2014∼2021년 30조∼40조원대에 머물렀으나,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 고금리 장기화 등의 여파로 지난해에는 93조8천억원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38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2.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세계경기 둔화, 내수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여건을 신중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금리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1회 인하 이상의 의미가 있다”라며, “기업들의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 세제지원 강화를 동반하는 한편, 금리 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별도로 유동성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