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수소·천연가스 고효율 저장기술 실증 성공

한국기계연구원이 친환경 대체에너지로 사용되는 수소와 천연가스 등을 극저온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을 실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임형수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기체를 팽창시켜 온도를 낮추는 에어컨 원리를 활용해 수소와 천연가스·공기 등을 액화 저장하는 극저온 터보 팽창기를 개발했다.

특히 극저온 상태까지 냉각하기 위한 핵심 부품인 임펠러·무급유 베어링·축·케이싱 등을 자체 개발하면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회전 안정과 출력 제어 성능을 높였다.

아울러 현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극저온 터보 팽창기는 분당 수만 번에서 수십만 번까지 회전하는데,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는 설명이다.

한편 연구팀은 최근 기술 실증에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이 없는 친환경 냉매 ‘네온’을 상온에서 영하 183℃까지 냉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팽창기 한계점인 영하 163℃보다 20도나 더 낮은 온도이며, 기존에 오일 공급장치도 필요하지 않아 간단한 구조와 작은 크기로 소규모 산업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극저온 터보 팽창기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네온에 사용한 냉각 기술을 활용해 각각 수소와 천연가스, 공기를 냉각하는 팽창기를 개발했으며, 이 중 천연가스 액화 팽창기는 현재 기업과 협력해 상용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와 같은 완전 친환경 연료는 상용화까지 아직 여러 단계가 남았지만, 천연가스는 현재도 다양한 국가에서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신기술 도입에 장벽이 적다.

아울러 기체를 액화하면 그 부피가 수백 배에서 수천 배 줄어들기에 같은 탱크로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운반할 수 있어 효율이 높고 물류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임형수 책임연구원은 "대체에너지를 극저온 상태로 저장하게 되면 밀도가 대폭 증가해 저장 설비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저온 터보 팽창기의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