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로 세계 무역과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발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위기 요인은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은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13일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하는 한편 대미 투자 기업의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대미 아웃리치(접촉)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향후 미국 신행정부와 한미 통상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윤석열 정부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향후 미국 신행정부와 한미 통상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산업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이어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에서 전개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차분하고 치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선거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제시돼 미국에 투자 노출이 큰 우리 기업이 여러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 기회 요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위기는 최소화하고 기회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미 신정부와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첫 통화에서 조선 산업 협력 의제가 언급된 것을 거론하면서 반도체, 이차전지 등 기존 한미 산업 협력 흐름을 이어가면서 트럼프 신정부가 역점을 둘 에너지, 조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전반기 미국 정부의 반도체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적극 대응해 한국 기업들이 보조금 수혜를 보는 등 대미 통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고 적극적 대응을 한 결과, IRA 이행 가이던스에 우리 의견을 관철해 대미 친환경차 판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미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법 보조금 예비거래각서 체결 등 지원을 통해 원활한 보조금 수령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했다고"고 자평했다.
박 차관은 또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한미 간 교섭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출 통제 예외 대상인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로 지정된 것도 통상 당국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트럼프 신정부가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욱 강력한 대중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 차관은 반도체 기업들의 사업 환경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미국 신정부와의 협력 강화, 반도체 다자회의 개최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불확실성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한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관련 통상 현안 해소 및 글로벌 협력 강화로 우리 첨단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통상 대응도 정부가 대표적으로 역점을 둔 분야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 서방 선진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형성 흐름에 우리나라가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차관은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결성하고, 일본의 수출 규제를 완전히 해소한 것도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 중요 전환점이 됐다"며 "내년 '반도체 생산국 당사국 회의' 의장국으로서 한·미·일·대만·EU를 잇는 '반도체 철의 동맹' 구축을 주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상 분야 외에도 박 차관은 ▶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 ▶ 반도체 등 첨단산업 초격차 확보 지원 ▶원전 생태계 복원 및 에너지 안보 확립을 윤석열 정부 전반기의 주요 성과로 거론했다.
올해 역대 최대인 7천억달러 수출 목표를 제시했던 정부는 올해 연간 수출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한다.
첨단 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는 수도권에 622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으로 지난 6월 금융 지원, 기반 시설 조성 등 내용이 담긴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는 등 첨단 산업 기업들이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체코 원전 건설 우선 협상자 선정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 여파로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가 회복돼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형원전 3기, SMR 1기의 신규 원전 건설도 반영되었는데, 국회 보고 등 남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부지 선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정부 출범 시부터 지정학적 불안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고금리·고물가 누적 등 엄중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민관이 원팀이 돼 협력해 역대 최대 수출,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경제 지표상의 성과를 민생 전반으로 확산하고, 새 도전 환경에 당당히 맞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