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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럽 내 특허 적어 한-EU FTA 따른 분쟁 취약

지난 7월부터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시행된 가운데 우리 기업 등의 유럽내 특허가 적어 특허분쟁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특허분쟁이 일어날 경우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특허청이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와 공동으로 1995∼2009년 세계 각국의 해외특허 출원 및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5년동안 유럽(유럽연합 27개국 기준)에 등록된 한국의 해외특허는 1만2천건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이 해외에 등록한 전체 해외특허 12만6천건의 9%에 불과한 것이다.

이 기간 미국에 등록된 한국 특허는 전체의 50%인 6만3천건에 달했고, 일본과 중국에는 전체의 16%인 2만건이 각각 등록됐다.4대 수출국(지역) 가운데 유럽에 등록된 특허가 가장 적은 것이다.

유럽은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4개국(지역) 중에서 중국 다음으로 수출규모가 크지만, 수출액 10억 달러당(2005∼2009년) 17건의 특허만 등록돼 수출액 대비 등록 해외특허 규모가 가장 적다.

따라서 한-EU FTA 시행으로 우리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이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는 특허청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특허가 없이는 유럽에서의 국제특허분쟁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미 FTA를 앞두고 있는 미국도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은 해외특허를 확보하고는 있지만, 주요 경쟁 상대국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일본은 약 47만건, 유럽은 34만건의 특허를 미국에 등록하고 있어 우리나라(6만건)보다 6∼8배나 많다. 따라서 미국에 대한 특허 등록에도 더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이 많아질수록 외국기업과의 국제특허분쟁 역시 늘어나지만, 아직까지 우리의 해외특허 확보 수준은 규모면에서 해외특허 등록 세계 1위인 일본의 5.2분의1, 2위인 미국의 3.7분의1, 3위인 독일의 1.9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해외특허를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