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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유병언 맞다" 의혹 일축…사망원인은 못찾아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정밀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5일 "독극물 분석과 질식사, 지병, 외력에 의한 사망 여부 등을 분석했으나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신이 유씨가 맞는지 등 의혹에 대해서는 유씨가 맞다고 일축했다

사인 감정에 참여한 이한영 중앙법의학센터장은 "일반적인 부패 시신이라도 사인 규명이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유씨 같은 경우는 너무 많은 조직이 손실돼 사인을 규명할만한 실마리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1차 부검 시신과 2차 부검 시신이 다르지 않느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치아와 두개골을 비교한 결과 동일인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씨 시신을 보면 팔과 다리, 흉부에는 충분한 근육과 피부가 있으나 얼굴과 목에만 피부와 그 연조직이 전부 소실됐다"며 "이는 파리를 비롯한 곤충들의 침습에 의해 연조직이 소실된 형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에서 목 골절이 없어 외력 여부는 추측이 되지 않는다"며 "연조직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질식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용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또 유씨가 5월 25일 이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을 때 불과 17~18일 만에 반 백골화 상태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에 대해 외국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도 부검을 통해 확인한 좌측 대퇴골 길이와 추정 신장, 왼쪽 둘째 손가락 끝마디 뼈 결손, 치아 및 DNA 분석 결과 변사체가 유씨가 맞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은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일단 백골이라는 용어 자체가 틀렸다."며 "시신의 얼굴 등이 훼손이 많이 되기는 했지만 다른 부분은 근육이 남아 있어 백골화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25일 감정 결과 발표 후 서 원장은 "이런 감정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지만, 결과 발표가 국민의 불신을 불식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 씨의 시신은 이르면 이날 오후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