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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구속하며 민주주의 강조한 판사, 이번엔 조현아의 죄를 사하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던 중 취재진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던 중 취재진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고심에서 10년 징역,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땅콩 회항'이 '갑의 횡포'논란으로 번지며 논란을 산 만큼, 이번 재판 결과도 대중이 쉽게 수용할 수 있을것 같진 않다.   

 

김성환 서울지법 부장판사
김성환 서울지법 부장판사

 

? 언론의 자유와 대의 민주주의 정신 강조한 판사

이번 재판을 맡은 판사는 김상환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그는 이전에도 고위공직자나 재벌 등 사회주도층에 관련된 재판을 수차례 맡은 바 있다.

2010년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재직할땐 '재벌 2세 야구방망이 구타사건' 가해자인 전 SK그룹 임원 최철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당시 최철원은 운수노동자 화물연대 탈퇴 유구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던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사무실로 불러내 야구방망이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었는데, 구타 후 맞은 대가로 2,000만원을 받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는 것이 밝혀지며 큰 비난 여론에 휩싸였었다.

2011년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용옥의 형제 김재홍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MB친인척 비리'를 마무리지었다. 이 사건은 김재홍이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억 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화제가 되었다.

직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계기는 2011년 '박근혜 5촌 살인 사건'을 보도했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기자에 무죄판결을 내린 것이었다. 두 언론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5촌 혈족인 박용수?박용철 형제의 죽음에 석연치 않음을 포착하고,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 했다. 이에 박 회장에 의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소송을 걸었지만, 김정환 판사는 "언론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고, 헌법적 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라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최근엔 2012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유죄를 선고해 법정 구속하기도 했다. 원 전 원장은 이미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을 동원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SNS활동을 하게 한 혐의가 밝혀졌으나, 1심에선 정치개입에 관련한 혐의만 인정되었고,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김상환 부장판사는 "국정원의 행위는 대의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번 재판에서 그는 "이륙하기 전 활주로를 이동한 것은 항로로 인정할 수 없다."란 이유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항로변경 혐의를 무죄선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