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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감성, 50만 원짜리 핸드백에 만화 캐릭터를 그리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빈폴 가방 제품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빈폴 가방 제품

유통업계에서 각종 협업(콜라보레이션)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카카오프렌즈'가 유명 브랜드 잡화에도 얼굴을 내민다.

식품·화장품업계 뿐 아니라 패션업계까지 캐릭터 제품을 앞세워 '키덜트' 감성의 고객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3일 의류·잡화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액세서리는 이달 15일부터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한 잡화 제품을 내놓는다.

출시되는 상품은 토트백과 미니 크로스백·장지갑·반지갑·동전지갑·여권지갑·카드지갑과 열쇠고리를 비롯한 소품 등 20여종이다.

이들 제품에는 새침데기 고양이 '네오'와 네오의 남자친구인 강아지 '프로도',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 '무지', 성격 급한 복숭아 '어피치' 등이 들어간다.

깜찍하긴 하지만 남성 고객이라면 멋쩍어서 손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남성 고객들이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겉면에는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가, 안쪽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들어간 남성용 머니클립 등도 함께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문구용품이나 빵, 화장품, 티셔츠에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7월 '샤니 카카오프렌즈빵'을 선보였는데 올해 6월 판매를 끝낼 때까지 3천764만봉이 팔려나갔다.

카카오프렌즈빵에는 '띠부띠부씰'(띠고 부치고 띠고 부치는 씰)로 불리는 스티커 등이 들어 있어 청소년은 물론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수집 열풍'이 불었다.

온라인에서는 130여가지 씰을 모두 모았다는 소비자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20∼30대 초반의 여성들은 모바일 메신저와 이모티콘을 많이 쓰기 때문에 카카오프렌즈빵은 청소년뿐 아니라 20∼30대에도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고 설명했다.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도 최근 매장에서 3천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인형을 6천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벌였다.

LG생활건강의 메이크업 브랜드 VDL 역시 올해 여름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핸드퍼퓸 등 'VDL 카카오프렌즈 컬렉션' 10종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친숙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일상에 파고든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제품 디자인에 적용했는데 인터넷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도물량이 예상보다 빨리 완판됐다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

다만, 이런 제품은 대부분 가격이 낮게는 수천원, 높아도 2만∼3만원 안팎이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이 50만원을 넘어서는 빈폴 핸드백에까지 카카오프렌즈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최근 특정 캐릭터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지친 일상 속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밝고 귀여운 느낌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당분간 캐릭터 제품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빈폴액세서리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이나 이모티콘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것은 처음인데 그제 시작한 예약판매에서 고객들의 호응이 좋다"며 "여성은 물론 남성 고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