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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디자인 아이폰 VS 이름 모를 삼성 디자이너가 만든 갤럭시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 디자이너

 

스타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디자인한 아이폰, 누군지 모르는 삼성전자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갤럭시, 당신은 어떤 제품을 사겠는가?

스마트 기기와 의류가 점차 경계의 벽을 허물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 '디아나 브루사드'는 LCD 스크린이 달린 핸드백을 디자인했고, 패션 디자이너 '레베카 민코프'는 아이폰 충전이 가능한 손지갑을 출시했다. 애플은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에르메스 스타일 애플 와치 시계줄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GearS2 디자인을 이탈리아 출신 디자인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에게 맡겼다. 그것이 가죽이건 기계건 간에, 몸에 걸치는 건 모두 패션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다.

2013년, 미국 CNBC는 애플이 전자기기 생산업체라기 보단 명품 브랜드에 가까우며, 시장조사기관 '쿨 브랜드(CoolBrand)'가 선정한 멋진 브랜드 순위에서 애스턴 마틴이나 롤렉스를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디바이스가 전 세계에서 럭셔리 브랜드 취급을 받는 걸 생각하면, 애플이 추구한 디자인과 경영철학이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전자제품의 '명품화'는 하이패션 브랜드와는 다른 면이 있다. 패션 브랜드가 '명품'타이틀을 얻기 위해선 디자인 만큼이나 브랜드 역사와 전통도 중요하지만, 전자제품은 아직 역사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기술 혁신이 가치 기반이 되는 전자제품의 특성상 아무리 명품임을 강조해도 3~4년 이상 사용하는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제품 자체의 디자인 만큼이나 디자이너의 '이름값'이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IT 산업 연구기관 '디지에코'는 스마트 단말 디자인은 마치 패션 제품처럼 어떤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했는지에 따라 가치가 결정될 거라고 예상했다. 스타급 디자이너의 부재가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어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출시하며 제 나름대로 발전을 이뤘지만, 이름있는 디자이너의 푸쉬 없인 럭셔리 제품 이미지를 확보하는게 힘들 거라고 예상했다.

갤럭시S6으로 별 성과를 얻지 못한 삼성전자는, 이번엔 영국 대표 디자인 회사 탠저린 대표를 지낸 이돈태 디자이너를 디자인경영센터 글로벌 디자인 팀장으로 영입했다. 이돈태 팀장은 영국 영국 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디자인을 맡아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가져다 준 경력이 있으며, 삼성물산 건설 부문 주택사업부 디자인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영국의 IDEA 그랑프리상과 미국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등 성공한 유명 디자이너인 것은 확실하다.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탠저린'의 창립자였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같은 탠저린 출신 이 팀장이 그와 같은 스타급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몰리고 있다. 과연 이 팀장은 스마트 디바이스가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전통적 럭셔리 이미지를 찾아다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