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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디젤은 폭스바겐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폭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판매된 폴크스바겐 차량에서도 디젤 배출가스 저감 눈속임 장치가 발견되자 BMW까지 장중 주가가 10% 하락하는 후폭풍이 일었다. 조사 결과 BMW 디젤 차량 일부가 유럽연합(EU) 오염 허용 기준치의 11배에 이르는 배출가스를 내뿜는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BMW는 아우디, 포르쉐 등과 달리 폴크스 바겐 산하 그룹에 포함되어있지 않은 별개 기업이다.

더 이상 폴크스바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에 독일 차 전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 중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69%였다. 한 수입차 딜러는 "국내 수입차는 독일산과 디젤 모델을 빼고는 얘기가 안 되는 구조"라면서 "디젤 수입차에 대한 불신은 우리로선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일부 매장에선 '자신의 차량에도 문제가 있냐." 라고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으며,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도 줄어 울상이다.

한편 국내 디젤 차량 생산업체 제품도 다시 조사해봐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현대와 기아 역시 2012년 투싼과 스포티지에서 에어컨 가동시나 고속구간에서 출력과 가속 응답성 향상을 위해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작동을 축소해 질소산화물을 과다 배출한 것으로 밝혀져 21만 8천대를 리콜한 적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 역시 수입 디젤차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00년 후반부터 아반떼와 디젤, 쏘나타와 그렌저, 모하비 등 디젤 동력 세단 및 SUV를 다수 출시했다. 디젤 엔진이 연료비가 싸고 연비도 높아 유가 부담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공해물질 배출량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국내차 업계는 자체 개발한 클린 디젤 엔진으로 유럽의 까다로운 환경규제를 통과했다며 소비자를 안심시켰다.

한국에선 디젤차 판매가 갈수록 증가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점유율 50%를 넘었다. 국내 소비자가 디젤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우수한 경제성'에 있기 때문에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 차량 판매량이 줄어들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된다면 디젤차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3일 폭스바겐 문제 차종에 대해 연비 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