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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분당 가능성 속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중도파는 ”합의 추대해야“

새누리당의 주류 친박계와 비주류 비박계의 내홍이 짙어지는 가운데 정진석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뽑는 원내대표 경선이 오는 16일로 예정됐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의 심리를 거치는 가운데 비박계는 친박계 인적청산을, 친박계는 비박계를 향한 날을 세우고 있어 원내대표 경선에 지는 쪽이 사실상 죽는 형세가 된다.

게다가 친박이 장악중인 당 지도부가 오는 21일 총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있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이기는 쪽은 당을 장악할 수 있는 선봉이 될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중도파는 비주류의 비상시국위원회와 주류의 혁신과통합보수연합에 대해 해체 요구를 하면서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원내대표 경선을 연기할 것과 원내대표 합의 추대를 언급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은 15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지금 나온 후보들, 그리고 제3의 대안을 마련해서 합의 추대로 가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5선(選) 중진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도의원 모임에서 "내일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진영에서 후보가 나와서 세 대결·줄세우기를 하면 당에 미래가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오늘 중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좋고, 시간이 더 필요하면 내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합의 추대될 때까지 연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전날 '발전적 해체'를 선언한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와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을 모두 즉각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도에서 화합하고 단결을 이뤄 보수의 가치를 중심으로 우리 당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모임을 갖게 됐다"며 "이 모임조차 분파로 여겨져선 안된다고 보고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 의원을 비롯한 중도성향 의원 및 이상일 전 의원 등 당협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20여명이 참석했으며, 사퇴한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우택·나경원 의원도 등장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표심잡기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이날 모인 중도성향 의원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원내대표 경선과 함께 탄핵 정국에서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선출도 나선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은 '포스트 탄핵' 정국과 차기 대선 국면에서 사실상 당을 장악하기 위한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박 측은 비주류 측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하고 곧 사퇴할 지도부의 공백을 비주류가 차지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사퇴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다시 복귀해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비박계 측에서는 친박계의 이런 논의 자체가 당의 쇄신을 방해하고 친박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술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특히 비바계 일각에서는 이에 맞서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될 경우와 낙선할 경우에 모두 대비해 '친박 진압' 혹은 '집단탈당' 등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주류 측은 나경원 의원을, 주류 측은 정우택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