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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초등생 성폭행] 엄마 PC방서 게임하는동안 딸은 납치·성폭행 당한 뒤 태풍 속 사투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A(7)양은 어머니(37)가 인터넷게임을 하러 PC방에 간 사이 이웃 삼촌이었던 고모(23)씨에게 이불채 납치돼 성폭행을 당하고 장기가 파손된 채 태풍 속에서 사투를 벌였다.

31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범인 고씨는 A양 어머니와 과거 PC방에서 만나 알게 된 사이로, 제14호 태풍 '덴빈'이 비바람을 몰고 오던 사건 발생 전날인 29일 오후 11시30분께 A양 집에서 70여m 떨어진 PC방에서 게임을 하러 온 A양 어머니를 만났다.

고씨는 A양 어머니가 귀가하기 1시간 전인 30일 오전 1시30분께 PC방에서 나오면서 A양 어머니에게 “애들은 잘 있느냐”며 안부를 물었다.

A양은 거실에서 언니와 오빠, 동생과 함께 밤 11시께 잠이 들었다. A양의 집은 원래 분식점이었으나 가게를 개조해 거실로 쓰고 있었고 평소처럼 출입문을 잠그지 않은 채 잠이 들었다.

A양의 언니는 경찰에서 “29일 밤 KBS 드라마 ‘각시탈’을 본 뒤 동생(A양)을 포함한 세 동생과 잠이 들었다”며 “A는 출입문 바로 옆 거실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A양의 어머니 역시 “‘각시탈’을 보고 PC방에 게임을 한 뒤 30일 오전 2시30분쯤 귀가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A양의 어머니는 드라마를 본 뒤 아이들이 자는 것을 확인하고 오후 11시께 게임을 하기 위해 인근 PC방에 갔다.

B씨가 집에 돌아온 시각은 다음날 새벽 2시30분께. 거실에서 잠이 들었던 B씨는 오전 3시께 막내가 오줌을 싼 것 같아 눈을 떴고 이때 A양이 잠자리에 없는 것을 알았다.

A양 어머니는 “3시쯤 막내딸이 오줌을 싸 깼는데, 그때 A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당시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A가 안방에서 아빠와 자는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엄마가 PC방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곤한 잠에 빠져 있던 A양은 누군가가 자신을 안고 가는 것을 느끼고 잠을 깼다. 이 때는 범인이 자신을 이불째 안고 막 집을 빠져나와 골목길에 접어들 때였다.

비바람이 부는 어둠 속에서 공포에 질린 A양은 "아저씨 살려주세요. 왜 그러세요"라고 애원했고, 이때 범인은 "삼촌이야 괜찮다. 같이 가자"며 영산강변으로 곧장발걸음을 재촉했다. 불과 몇 분 만에 야수로 돌변한 고씨는 영산강 다리 밑에서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한 뒤 아이를 그대로 버려둔 채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A양 어머니는 잠을 자고 일어나 오전 7시30분께에서야 딸이 집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집 부근에서 30여분 동안 남편과 함께 딸을 찾던 B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A양은 이미 성폭행을 당한 채 자신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130m가량 떨어진 영산강변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쓰러져 있었다. 아이는 성폭행으로 인해 직장이 파열되는 등 형용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이불을 꼭 안은 채 알몸으로 집을 향했지만 너무 힘들어 결국 영산강 둑에 그대로 쓰러졌고 정신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경찰이 A양을 찾은 것은 오후 1시께였다. 아이는 속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태풍의 비바람에 시달리며 수 시간을 이불과 함께 온몸이 젖은 상태로 버려져 있었던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어머니는 평소 인터넷 게임을 즐겨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변인들은 그가 ‘게임 중독’에 빠졌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