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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프리미엄과 여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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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드사이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GLC'는 'GLK 클래스'의 후속으로 나온 차다. 뒤를 이어 나왔다는 뜻이다. 'GLK 클래스'가 'GLC'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외관에서 남성성이 짙었다면, 현재는 여성성이 가미됐다고 볼 수 있겠다. 제작사가 더 나은 차를 내놓기 위해 'GLK 클래스'에서의 변화를 꾀한 것이겠지만, 외관 디자인이 주는 차에 대한 '첫인상'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현재 'GLC' 이전의 모습을 그리워할 이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GLC'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건 지난 2016년 1월이었다. 이번 'GLC'가 한국에 출시된건 지난 13일이었다.

타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주행 느낌은 많이 다르다. 유독 한 브랜드를 좋아하고 아끼는 이들이 있을 것이겠지만, 만약 독일 메이커에서 차를 선택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아무래도 이 두 브랜드 가운데에서 고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텐데, 이렇게 된다면 주행 느낌으로 판단을 하면 될 것으로 생각되고 이 때문에 결정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주행 느낌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에게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최적화 돼 있고 구매를 자극하는 구성적인 요인을 충분히 주고 있긴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독일 차를 타보면, 확연히 수준이 다른 그 느낌을 받게 되면 기술력의 높낮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굳이 엔지니어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탑승 느낌에서 이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기술력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한다.

상술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중 기자의 경우는 BMW가 주는 주행 감성이 더 잘 맞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주행 감성은 여성적 느낌이 강하다. 반면, BMW는 남성성이 더 많다. 그러나 차의 주행 느낌이 여성성이 더 높다고 여성이 해당 브랜드를 꼭 선택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여성이 BMW를 찾을 가능성이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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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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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박성민 기자> ​

지난 21일 진행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C·GLC 쿠페'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기자가 탄 차는 쿠페였다. 쿠페는 쿠페 아닌 SUV에 비해 정형화된 느낌을 탈피해 우선 좋다. 어떤 틀을 좋아하지 않는 이라면 쿠페가 낫겠다. 그러나, 두 차의 가격 차이는 있다. 쿠페가 400만원 정도가 더 비싸다. 외관 디자인으로 인한 공기역학적 장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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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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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박성민 기자> ​

이번 'GLC'는 '모던함, 강인함, 다재다능함'이란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깔끔함과 고급감, 단순함으로 차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의 정형화된 틀이 너무 강하고 해당 제조사의 모든 차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식상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의 화면 그래픽이 무척 선명하며 센터 디스플레이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의 다른 차에서는 터치가 되지 않는 것을 경험했었는데, 'GLC'는 터치 방식도 지원되고 있었다. 조작 시, 이외에 터치패드와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 패널을 이용해 시스템 제어를 하면 되는데, 터치패드는 원활한 조작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고 스티어링 휠의 컨트롤 패널이 조작하고 쉬운 편이었다. 엄지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방식으로 조작하면 되는데, 조작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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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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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 ​ <사진=박성민 기자>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의 화면을 만져보니, 계기판은 뜨겁지 않았고 센터 디스플레이는 발열이 제법 있었다. 와이드 디지털 계기판은 새로운 스타일의 인터페이스가 적용됐다. 계기판 화면 디자인은 그래픽 변경이 가능하기도 하다(클래식, 프로그레시브, 스포츠). 'CLS' 계기판에서 볼 수 있던 그래픽이 확인됐다.

실내 전체적으로 단순함을 지향하고 있으며 조작부들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조작 느낌이 있다. "딸깍"하는 소리는 고급감과 함께 제조사의 고유 느낌을 조작하는 이에게 전해준다. 고급 차는 실내등에서도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 'GLC'도 그와 같은 감성을 전해주고 있고 우드 장식 또한 'GLC'가 프리미엄 차량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주행 모드별 주행 느낌은 확연히 달라진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달릴 채비를 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고 고속 주행을 시도해 보니,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고속 주행을 가뿐하게 이뤄냈다. 이런 주행 감성은 안전과 편안함에 더 가까운 튜닝이겠으나, 'GLC'는 속도감 있게 달리는 차라는 인식을 주는 차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존은 6500rpm 부터 시작되는데, 힘을 끌어올리기 어렵지 않았고 계기판이 온통 디지털화 돼 주행 감성을 해칠 것이라 생각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rpm 바늘의 역동적 느낌이 없지 않아 고속 주행 시에 역동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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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 ​ <사진=박성민 기자>

직렬 4기통 M265 터보 차저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고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258마력(5800-6100rpm), 37.7kg·m(1800-4000rpm)이다. 9단 변속기(9G-TRONIC)가 맞물렸다. 출발지로 돌아와 확인한 계기판의 출발 후 연비 수치는 9.6km/l였다. 시승 차의 복합 연비는 9.7km/l이다. 미쉐린의 'LATITUDE SPORT 3' 타이어가 장착 돼 있었다(234/55 R 19). 설정을 통해 엔진의 출력과 토크 수치를 따로 볼 수 있기도 하고 베터리 전압과 부스트 압력도 확인할 수 있다. 차량의 가속과 제동력을 표시해 주기도 한다.

'GLC' 차 창을 올리다 손이 끼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테스트해보니, 어느 정도 힘이 창 끝에 전해지게 되면 창이 다시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렁크는 어떨까? 창 보다는 좀 더 약한 힘이 트렁크 문에 가해지게 되면 닫힘이 중지됐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기자가 확인한 것으로는 시승 차는 차간 거리 조절이 되지 않아 반자율주행이 되지 않았는데,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에 포함된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도로 주행 시에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 속도 조절 및 제동, 출발까지 지원한다고 설명되고 있다. 해당 기능을 봤을 때는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보여진다. 차선 이탈과 안전 보조 기능은 차선 접근 시,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가해주며 안전 운전을 유도하며 민감도의 수준이 높다고 여겨지기도 했지만, 반면 경고성 메시지 없이 그대로 차선을 이탈해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엑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차량과 사람 뿐만 아니라 전방과 교차하는 자전거도 인식한다. 충돌 가능성이 감지되면, 시스템이 브레이크를 단단하게 적용해 후방 차량과의 충돌로 인한 흔들림과 목뼈 손상의 가능성을 낮춰준다고 제조사는 설명하고 있다.

'LED 고성능 헤드램프'가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에너지 효율성과 밝기에서 장점이 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를 조절한다. 이는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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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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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박성민 기자> ​

내비게이션을 통해 지도 확인을 할 때에는 센터 디스플레이 지도는 헷갈리게 만드는 면이 컸다. 한국에 최적화 돼 있지 못했다. 속도 경고 같은 것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 화면 분할 상황에서 경로가 오른쪽으로 빠지게 될 때 이것에 대해 센터 디스플레이 오른편 화면으로 표현을 잘 해주는 편이었으나, 왼편으로 나오는 지도로는 헷갈림을 유발시켰다. 지도 확인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확인하는 편이 나아보였고 계기판 오른편에도 지도를 볼 수 있는데, 계기판 지도 정보도 센터 디스플레이 지도 안내보다 신뢰성에서 더 나았다.

무선 충전이 제공되고 있기도 하다. 언어는 에스파냐어 등 수많은 언어가 제공되고 있다.

시승 차인 'GLC 300 4MATIC 쿠페'의 부가세를 포함한 권장소비자가격은 7650만원이다. 국산 차 중, 기아자동차의 '쏘렌토'를 보면, 출시가가 2815-3885만원 정도인데, 브랜드나 프리미엄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실용성, 안전/편의성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차량 구매 선택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차 중에는 BMW 'X3', 아우디 'Q3',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이 경쟁 차량이다.

'GLC'는 작년 한국에서 8633대를 팔며 4위에 자리한 차다.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서 판매량이 높은 축에 속해 있다. 기자라면, 경쟁 차종 중 고민을 하게 될 시, 주행감으로 차량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시승을 통해 'GLC'에 대해 뭔가를 느꼈다기 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 같은 기술이 스며든 엔진을 만들어 내는구나"란 생각을 'GLC'를 통해 또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