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여객기를 화물기로' 항공업계 위기극복 자구책 될까

코로나19로 인한 노선 운휴와 감편으로 항공업계에 어려움이 닥친 가운데,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발상의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 3일부로 운휴인 베트남 호찌민에 13일부터 20여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또 지난달 25일부터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칭다오에는 오는 21일부터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지속 넓혀갈 예정이다.

대한항공 A330 여객기
▲ 대한항공 A330 여객기

일본 수출규제 여파가 지속되는 중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우선 고정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당장 입국 통제 강화로 운항 중단이 급증하고 매출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데다 착륙료, 정류료, 조명료 등 공항 사용료도 부담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공항 사용료는 약 3289억원에 달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운항을 못해 비행기를 공항에 두고 있는데 주차비(정류료)까지 부과되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세계 각국의 한국 출발 승객들의 입국 제한으로 대한항공의 경우 현재 총 124개 노선 중 89개가 운휴 상태다. 또한 수요 감소로 인한 잇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줄어들었다. 여객기가 발이 묶임에 따라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도 크게 감소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한국발 여객노선 운휴 뿐 아니라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적극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