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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코로나 종식 선언으로 보는 한국 경제의 과제

프랑스가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했다. 승리를 선언하면서도 해외 의존적인 공급망으로 인한 취약해진 프랑스 경제에 대한 반성도 함께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TV 생중계 대국민 담화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바이러스와의 첫 번째 승리에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통해 유럽이 중국이나 미국 등 다른 대륙에 덜 의존적인 곳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혔다.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유럽이 중국이나 다른 곳의 공급망에 얼마나 의존적인지가 노출됐다는 것.

마크롱 대통령이 보여준 프랑스 경제의 속사정은 프랑스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 등 비용 절감에 대한 필요성보다 수요기업 연계, 수급 위험 관리 등이 더 절실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 역시 자국 내 생산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해외에 있는 한국기업의 '유턴'(리쇼어링, 제조업체의 국내 귀환)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4월 수출이 급감했고 무역수지도 9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멈추고 적자로 돌아섰다. 2020.5.1

이런 가운데 국내기업의 유턴 뿐 아니라 해외기업의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정책 방향에 관한 제언'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기술(BT)이 우수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활용해야 한다"며 '온쇼어링'(onshoring) 정책 추진을 주장했다.

온쇼어링은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기업을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을 넘어, 해외기업이 생산기지를 한국에 두도록 유도하거나 기존 한국 기업도 국내에서 아웃소싱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한국이 봉쇄조치 없이 코로나 사태를 극복한 점, 제조·ICT 강국이라는 점을 활용해 해외기업을 유치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공급망을 다원화하고 '탈중국화'하려는 기업, ICT·BT 관련 연구개발센터 등 거점이 필요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K-방역'으로 불리는 한국의 강점을 활용한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