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시승기] "차가 크네"..지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


'지프(Jeep)'하면, '전쟁'이 떠오르지만, 현재까지 그러한건 아니다. 이것이 FCA코리아의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지만, 오늘날까지 이 부분을 생각할 수는 없다. 시승한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는 준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포지셔닝 돼 있으며 지프의 플래그십 차량이다.

이 차의 장점은 크다는데 있다. 시승 과정 중 한 지인은 뒷좌석에 타자마자, "차가 크네"라고 했다. 일상적 분위기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순간 그 말 안에 가장 중요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랜드 체로키'는 큰 차를 원하는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차량이다. 큰 차를 원하고 지프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차는 구매선상에 들어오게 된다. 이 차의 뒷좌석 공간은 훌륭하다. 리클라이닝이 적용 돼 있어 기울이면 상당한 각도가 나오는데, 장거리 주행 중 시트 허리 각도를 그처럼 적용하게 되면 오랜시간의 뒷자리 탑승이 어렵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해당 트림 2열에는 115V 소켓이 마련 돼 있고 USB포트도 2개도 있어, 가족형인 큰 차가 갖춰야할 요건에서도 부족하지 않다. 그랜드 체로키가 수출이 되지만, 이 차는 미국 차량이다. 땅이 큰 나라다. 주에서 주로 이동할 때 장거리 주행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차가 튼튼해야 하고 엔진 배기량과 출력도 좋아야 한다. 스타일리시한 차량은 어쩌면 이 나라에서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우선 장거리 주행에서 부족함이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쭉쭉 뻗어나간다. 매우 잘 달려 흠칫 놀라게 된다. "왜 이렇게 잘 달리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차는 V6 3.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품고 있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대세인 상황 속에서 보기 드문 엔진이 되고 있다. 매우 시원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기어 단수의 높고 낮음은 장/단점이 있는데 높은 기어 단수는 효율성 부분에서 유리하다.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차량 총중량이 2205kg에 이르는 '그랜드 체로키'의 복합 연비는 7.9 km/ℓ이다. 시승 과정 속에서 정속주행을 하니, 9.0km/ℓ 정도의 수치까지 나왔다. 일반적 주행에서는 8km/ℓ대가 나타난다. 8.4km/ℓ 그리고 8.7km/ℓ가 표시됐다. 대부분 정속 주행을 했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SCORPION VERDE(265/50R20)'가 장착 돼 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차량이기 때문에 RPM 수치가 빠른 속도로 급상승 시키거나 하진 않으나, 레드존(6500RPM)까지 지긋이 끌어 올린다. '에코' 모드에서는 정숙한 주행을 해가고 '스포츠'에 두면, RPM 수치를 더 올린다. 엔진음이 길게 이어지는 반응이 나타난다. 서스펜션과 핸들링의 감도 변화가 나타나진 않으나, 가속감이 달라진다. 브레이킹은 모드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으며 푹씬하게 밟히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불안감을 주지는 않으며, 운전자가 브레이킹을 가하고 싶은 의도만큼 잘 따라와준다.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시승차는 세븐슬롯 그릴이나 듀얼 머플러, 후면에 트림을 나타내고 있는 'LIMITED X' 등을 어두운 검은색감을 적용해 젋은 감각을 냈다. 헤드램프 안에서 지프 차량의 원조인 '윌리스 MB' 이미지, 'SINCE 1941' 표시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성능과 관련해 야간 고속도로 주행을 해보니, 헤드램프의 밝기는 풍부했고 시야감이 좋았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방향지시등 소리는 조용한 편이며 경적 소리는 우렁차다. 엔진 후드에 덕트가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엔진 안 부품이 보인다. 덕트는 엔진열을 밖으로 빼내어 주는 역할을 한다. 후드를 열어보면, 안에 'SRT'라고 적힌 표시를 볼 수 있다. SRT는 고성능 트림인데, 해당 덕트는 SRT에서 사용하던 것과 같다. 운전석에 앉아 있을 때어도 덕트를 볼 수 있다. 운전자로 하여금 고성능 차를 몰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실내는 올드한 감성이 있다. 센터 페시아에 빼놓은 'ECO OFF' 버튼이나, 'SPORT ON' 버튼 등이 이런 느낌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옥스 단자' 등이 있는 공간의 문 열림 도어를 작용할 때에도 40-50대에 맞는 듯한 감성을 준다. 1열 실내에 보이는 크롬 장식에서도 그러하다. 2열 룸램프는 나쁘지 않았지만, 1열의 룸램프 수준은 플래그십 차량이라는 그랜드 체로키의 포지션과 맞지 않다. 넓찍한 시트의 소재는 고급감이 있고 편안함을 준다. 특히, 넓게 만들어 놓은 헤드레스트는 기분 좋은 편안함 그리고 안정감을 준다. 계기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섞여 있으며 8.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크진 않으나, 위치감이 적당하고 그래픽의 수준도 평균 이상이다.

안전 장비는, 차선 유지 기능이나 속도 설정 기능이 없어 장거리 주행에 큰 불편함을 준다. '오토 홀드' 기능도 없다. 내비게이션은 수준 낮은 그래픽과 기능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게 되겠으나,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쓸 수 있어 내비게이션 부분에 있어서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도어는 버튼을 통한 자동 방식이며 안전 부분과 관련해서는 몸에 닿을 시, 적은 충격에도 트렁크 도어가 상승한다. 트렁크 하단에는 '템포러리 타이어'가 마련 돼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타이어 여유분이 없으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출시가가 7440만원인 'Summit' 트림에는 안전/편의 사양이 풍부했으나, '리미티드X' 트림은 부족함을 주고 있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의 차량 가격은 6490만원이다. 포드 '익스플로러', 쉐보레 '트래버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기아자동차 '모하비', 쌍용자동차 'G4 렉스턴' 등이 경쟁 차종인데,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AWD'의 출시가가 3804-5415만원인 것을 봤을 때, 가격대가 높다. 수입차 시장 안의 프로모션이 있긴하나, 가격 부분에서 밀리거나 브랜드로 승부를 보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