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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일선에서 물러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정보기술(IT) 대기업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만 64)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며 세대교체에 나선다.

2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미야카와 준이치(宮川潤一·만 56) 부사장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승격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그룹 회장에는 미야우치 겐(宮川潤一·만 72)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며, 손정의는 회장에서 물러나 '창업자 이사'직을 맡게 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손 회장이 투자 기업과의 협력이나 그룹 전체의 전략을 계속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는 올해 4월1일 자로 실행되며, 간 손 회장이 이끌던 소프트뱅크가 경영의 세대교체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CEO의 연령이 8년 젊어진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산하의 Z홀딩스(ZHD)가 올해 3월 라인과 경영 통합을 완료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봄이 세대교체에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재일교포 3세로서 일본 IT산업을 이끌어 온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나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손 회장은 2015년에 구글 임원 출신인 니케시 아로라 해외사업담당 부회장을 소프트뱅크 대표이사 부사장에 임명하며 그를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했지만, 2016년 태도를 바꿔 니케시를 내쳤다.

당시 손 회장은 "아직 몇 가지 미친 아이디어에 관련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적어도 내가 5∼10년은 더 사장으로 일할 필요가 있는데 아로라가 리더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긴 시간이다"고 설명한 바 있다.

◆ 손정의, 주식 시장의 '큰 손'으로도 유명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의 주식을 대량 매수하게 하는 등 IT업계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투자 기업 중 한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등 최소 6개사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의 IPO가 올해 2분기에 진행될 수 있으며, 기업가치가 300억달러(약 33조1350억원)이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쿠팡에 27억달러(약 2조9821억원)를 투자해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인도의 보험 비교사이트 폴리시바자르(Policybazaar), 독일 중고차 거래업체 오토1그룹,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 등도 올해 IPO가 유력한 기업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 소프트뱅크는 100억달러(약 11조450억원) 이상을 투자해 중국 디디추싱의 지분 20%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올해 하반기 미국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미국의 최대 음식배달 스타트업인 도어대시와 중국 업체 KE홀딩스(베이커쟈오팡) 등의 상장으로 투자 대박을 터뜨렸다.

◆ 후임 미야카와 부사장은

미야카와 준이치 부사장
▲ 미야카와 준이치 부사장. 사진=소프트뱅크.

미야카와는 아이치(愛知)현 출신으로 하나조노(花園)대를 졸업하고 IT업계에서 활동하다가, 2003년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였던 소프트뱅크 BB 이사로 이직했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2006년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을 매수해 휴대전화 사업에 참여한 후 통신 품질 향상에 매진하는 등 통신 전문가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매수한 미국 스프린트(현 T모바일US)의 재건을 담당했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 정비 책임자를 겸하는 등 5G 네트워크 정비도 담당했다.

그는 도요타자동차와 소프트뱅크가 공동 출자한 모네 테크놀로지의 사장을 겸하고 있으며, 신사업 발굴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이디어맨'으로 알려져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이 국정 과제로 내건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소프트뱅크 등 주요 통신사가 수용하면서 통신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프트뱅크의 주력 사업인 휴대전화 수익성이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야카와는 비통신 분야의 사업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