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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이 있지만 남자 넷이 모이면 '노래'(SONG)가 태어난다. 햇살이 따듯한 지난 6일, 6개월 만에 2.5집 '송즈'(SONGS)를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 중인 스윗소로우와 만나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인호진, 성진환, 김영우, 송우진(사진 왼쪽에서부터) 등 네 명의 멤버 모두 연세대 '글리 클럽'(Glee Club) 출신.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후 1집 앨범 '스윗 소로우'로 데뷔한 뒤 드라마 '연애시대' 삽입곡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로 인기를 얻었다.
신인 육성 서바이벌 MBC 2007년 '쇼바이벌'에 출연하며 탄탄한 실력과 무대 매너로 인지도를 높인 스윗소로우의 2.5집의 타이틀은 '송즈'.
1집이 스윗소로우(Sweet Sorrow), 2집이 스위틱스(SweeticS)라는 타이틀로 전개된 것을 생각해보면 2.5집의 타이틀은 좀 이례적이다. 자신들의 이름을 밀고 나갔던 그동안의 심경과는 다른 생각이 담겼을까?
▶ 2.5집 타이틀이 평범해 보이는 '송즈'(SONGS)다. 어떤 의미를 담은 건가?
(성진환) 말 그대로 노래가 여러 곡이라는 뜻이요. (웃음) 이번 음반이 정규 앨범이 아니라서 각자가 정말 자기가 만들고 싶은 솔로 곡도 담았고,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던 곡도 사운드를 달리해서 담았어요. 다양한 노래의 모음집이라는 성격, 그런 느낌을 타이틀로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한 뜻이 없는 단어지만 '송즈'라는 말에 다들 느낌 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앨범 만들 당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노래를 만들고, 동아리에서 공연도 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모여서 지금까지 온 느낌을 살렸죠.
(김영우) '소통에 대한 작전', 그러니까 노래를 하기 위해 다른 것을 고민하는 시점이잖아요. 외모를 꾸민다든지, 어디에 나간다든지, 자극적인 가사가 필요하다든지 그런 작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때인데 '소통'을 위해서는 본질적인 것, '노래'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담겼어요.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어한 그것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강한 거죠.
'노래'로 돌아간다는 스위소로우의 생각은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스윗소로우는 "지난 2집이 대중들의 기호를 많이 생각하고 만들었던 앨범"이라고 고백하는 한편 "이번 앨범에서는 자신들의 '노래'를 하고자 결심했다"고 밝혔다.
▶ 스윗소로우하면 '아이돌스럽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그렇지만 2004년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대상 출신이라는 태생적(?)으로 '음악성'이 강조되기도 하는데, 현재 어디까지 왔다고 생각하나?
(인호진) '유재하 대회' 출신이고 '쇼바이벌'로 많이 알려졌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요. 그렇지만 '유재하 대회'도 아는 사람만 알고 '쇼바이벌'은 시청률 때문에 폐지됐어요. 결과론적으로 아는 사람만 아는 대중성을 가진거죠.
'쇼바이벌' 할 때에는 관객들을 의식하기도 했지만, 음악적으로도 큰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첫 무대에는 남방과 청바지만 입고하다가 예쁜 옷도 입고 '이렇게 하면 좋겠구나' 느끼고 자랐는데, 자연스럽게 하니까 대중들이 좋아하더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솔직히 2집은 대중이 어떤 걸 원할까 생각하던 때였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열심히 하고 우리가 만족할만한 음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버해서 말하자면 '따라올테면 따라와봐'랄까? 대중이 뭘 원할까 하는 건 점점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팀 중에서 대중성을 가장 강조하는 멤버이긴 하지만 이번 앨범 만들 때에는 이 친구들 이야기도 듣고 저도 깨달은 게 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제 맘에도 편하고 이 친구들 마음에도 편하게 나왔어요.
(송우진) 대중 음악 하는 사람은 모두 계속하는 고민이 될 거 같아요. '유행이니까 이것만 하겠다'라든가 '완전히 다른 걸 만들겠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잖아요. 결국은 그 경계의 접점에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그런 과정이 아닐까요.
음악에 잣대를 대고 그 경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스윗소로우.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얄팍한 경계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노래'를 부르는 스윗소로우의 2.5집은 자신을 말하고 교감하는 것이 자신들의 본질이라는 점을 솔직히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