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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김동욱이 지난해 뮤지컬 '온에어 시즌2'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뮤지컬계에 당당히 입성했다.
최근 한 언론에서는 '뮤지컬 무대서 성공한 연예인 BEST 10'을 선정, 김동욱도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는 정준하와 함께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호흡을 맞추며 뮤지컬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건 배우 김동욱을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재경신문이 만나봤다.
◇ 두 번째 뮤지컬, 부담감을 떨쳤죠.
지난해 인기리에 막을 내린 뮤지컬 '온에어 시즌 2'에서 주인공 알렉스 역을 맡아 열연한 김동욱.
당시 뮤지컬을 감상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김동욱의 가창력에 놀랐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출연 당시 故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며 살짝 맛보기를 보였던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던 것.
"처음 뮤지컬에 도전했을 때 무대에서 노래한다는 것이 가장 부담이 컸었어요"라고 털어놓은 김동욱은 "아무래도 이번이 두 번째 무대인 만큼 노래에 대해서 부담을 많이 떨쳤죠. 이제는 작품 안에서 신과 노래를 구분하지 않고 공연하는 법도 익숙해졌고요"라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더블캐스팅, 내 몸에 맞는 연기가 관건.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김동욱은 형인 석봉과 유산과 사랑을 두고 다투는 동생 주봉 역을 맡았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부터 주봉 역을 연기해 왔던 뮤지컬 배우 정동화와 더블 캐스팅돼며 뮤지컬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동안 '형제는 용감했다'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던 정동화와 비교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김동욱은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그는 "일단 정동화의 무대를 여러 번 봐왔고, 참 잘하는 친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라며 "사실은 '저 친구보다 잘해야지'라는 부담보다는 '쟤 왜 저래?'라는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컸죠"라고 웃으며 솔직히 밝혔다.
연습하는 동안 틈틈이 정동화에게 노래와 연기에 대해 물어본다는 김동욱은 "똑같은 역을 똑같이 분석하더라고 연기하는 사람이 다르니 그 친구와 저의 '주봉'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고 이미 많은 것이 찾아진 상태라 그 안에서 혼자 딴 짓(?) 한다는 느낌을 관객에게 주지 않도록, 역할의 옷을 입었을 때 잘 맞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아요"라고 주력하고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또 김동욱은 "저만의 디테일은 공연에 올라가서 관객과 호흡하고 시너지 효과를 통해서 저절로 찾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중요하죠"라고 덧붙였다.
◇ 김동욱 '주봉' 관전 포인트, 인간적인 연약함을 강조하려 해요.
김동욱이 맡은 주봉은 서울대 법대 출신의 백수. 무능력한 형 석봉에 비하면 학력으로나 능력에서나 월등히 뛰어나며, 부모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는 것이 김동욱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주봉도 자신만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김동욱은 그 '연약함'에 공감을 표하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해 보고자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극 중 두 형제와 아버지가 만나서 크게 다투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서 주봉의 인간적인 모습이 등장하죠"라며 "형보다 월등히 뛰어나고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지만 부모와 형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고,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이거든요"라고 역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고집 세고 강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부모에게 투정을 부리는 모습. 가장 인간적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주봉' 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정준하와의 호흡, 가끔 힘 조절을 못하셔서….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형제의 갈등과 화해가 주된 줄거리이기 때문에 싸우는 장면이 많은 것이 특징. 이에 김동욱은 형 석봉 역을 맡은 정준하와 호흡을 맞추는 것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김동욱은 "사실 형이 덩치가 크기도 하고 초반에 꼼꼼하게 호흡을 맞추기 전에는 힘 조절을 못하시더라고요"라며 "머리를 잡고 싸우는 신도 있는데 호흡이 안 맞을 때는 정말 실전 같았죠"라며 과격했던 정준하와의 연습을 회상했다.
또 김동욱은 "이게 에피소드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라며 연습을 막 들어갔을 때 연출가가 만삭의 몸(?)이었던 것도 "나름의 추억거리"라고 털어놨다.
그는 "연출하시는 분이 출산 이틀 전까지 연습실에 나오셨어요. 저희가 연습 들어가서 일주일밖에 못 나오시니까 가시기 전에 뭔가 보여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라며 "연기자 네 명이서 노래, 안무, 동선, 대사까지 일주일 만에 다 외워서 보여드렸어요. 그때는 정말 정신없이 달렸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뮤지컬 연습에 들어가기 전 영화 '국가대표', '오감도', '카페 서울' 촬영에 쫓겨 천천히 준비하지 못해 아쉽다는 김동욱.
그는 "사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타이트하게 준비했어요. 좀 더 다듬어지고 완벽하게 무대에 올리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아요"라며 "공연 때 베스트를 끌어낼 수 있도록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문제일 것 같네요. 빠른 시간에 '완벽한 모습'을 갖출 생각"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뼈대 있는 가문인 안동 이씨 종갓집의 장남 석봉(정준하·이석준)과 차남 주봉(김동욱·정동화)이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3년 만에 고향집을 찾아오면서 아버지의 유산인 로또 상금과 묘령의 여인 오로라(이주원)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사랑의 라이벌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번 작품은 5월 1일부터 7월12일까지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