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와 통화를 현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수도권 일부 지역이지만 주택매매가격 또는 전세가격이 다소 상승하고 있는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연결해 볼 때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말문을 뗐다.
이 총재는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에 3조원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가계부채도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더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와 관련해서 그는 "원자재 가격이 최근 상승하기는 했지만 세계경제가 당장 본격적인 회복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상승할 요인은 부재하며 내년까지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정책 역시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게 옳다"면서 "당분간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광의유동성 지표의 증가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협의유동성 지표는 아직 꺽이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유동성이 특정 부문의 상품이나 자산에 흘러들어 경제를 교라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지 살펴 필요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작년 10~11월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는 나아졌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정책은 필요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 얼마나 크게 하느냐는 재정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경기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성장은 하겠지만 미약할 것"이라며 "지난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높은 성장을 한 것 같은데, 이는 재정의 확대지출 등 요인이 많았기 때문이어서 하반기에 높은 성장을 이끌 힘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세계교역이 단기간내 빨리 회복되기 어렵지만 내년쯤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도 따라가겠지만 여러가지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부동산 과열 등의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물가 상승 요인도 적기 때문에 통화 정책 기조를 바꾸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