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컨버전스가 일상화된 시대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전자사전, 전통 오페라와 현대 팝이 만난 팝페라는 이제 더 이상 특이하지 않다. 둘 이상의 기능, 혹은 장르가 합쳐져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키는 컨버전스 기법은 더 다양한 것, 더 새로운 것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에 맞춰 날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육아용품 시장에서도 컨버전스는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오는 8월 열리는 코엑스 베이비페어에 참가하는 메이저 육아용품 업체들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컨버전스 육아용품은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고 무엇보다도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존에도 관심을 모아왔지만 주로 독특한 아이디어만을 부각시킨 제품이 많아 개별 상품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지 두 가지 기능을 합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합쳐서 더 편리하고 더 좋은 기능성 컨버전스 제품들이 선을 보이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독일 유아용품 브랜드 키디의 한국 공식 수입∙판매 업체인 쁘레베베(대표 정돈영)의 경우 카시트와 유모차가 결합된 다기능 유모차 ‘키디 트래블 시스템’을 출시해 전년 대비 300% 매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유모차와 카시트, 찰떡궁합
올해 코엑스 베이비페어에서 선보일 대표적인 컨버전스 제품은 유모차와 카시트를 결합한 제품이다. 이른바 컨버전스 유모차. 평소에는 유모차로 사용하다 차량 이용 시에는 유모차의 바구니 부분을 떼어내 자동차 시트에 고정시켜 주면 된다. 육아용품 중에서도 고가에 해당하는 두 제품이 하나로 합쳐져 특히 경제적 측면을 중시하는 알뜰 맘에게 인기다. 유모차를 몰다가 차에 탈 경우 아이를 차에 태운 후 유모차는 일일이 접어서 트렁크에 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도 해방이다. 특히 아이를 태운 채 카시트로 변신해 잠든 아이를 깨울 일 없이 그대로 승하차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러한 다기능 유모차는 쁘레베베의 키디 트래블 시스템 외에도 이탈리아 유아용품 브랜드 잉글레시나의 지피 트레블 시스템과 독일 콩코드사의 공식 수입 판매처인 파파앤코(대표 손기훈)의 ‘네오 프리스티지 아르곤’이 대표적이다.
특히 카시트와 결합된 유모차를 처음 개발한 잉글레시나의 지피 트레블 시스템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완제품 형태로 생산되어 안정된 품질을 갖춘 고품격 트래블 시스템이다. 별도의 어댑터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원터치 방식으로 탈 부착이 가능해 엄마들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2.7kg의 초경량에 자립형 무게중심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엄마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다.
△10년 가는 육아용품? 나이 대에 맞게 변신도 자유자재
국내 유아 침구 브랜드 쁘띠베이비(대표 유경희)의 ‘범퍼 침대’는 아기침대와 놀이매트로 활용할 수 있다. 침대로 쓸 때는 매듭을 지어 벽을 세우고, 놀이 매트로 쓸 때에는 매듭을 풀러 펴주면 된다. 범퍼침대는 항균방취알레르기 예방 처리가 된 국내산 순면으로 만든 패드를 씌우고 두께 30센티미터 이상의 압축 솜을 사용해 아기 안전을 최우선시했다. 면적도 넓어 0~5세까지 사용할 수 있어 더욱 경제적이다. 범퍼침대에 모빌대를 부착하면 맞춤형 모빌까지 제작할 수 있다.
유아 가구 브랜드 ‘튜즐(대표 신동현)’도 주목할 만하다. 튜즐이란 ‘트랜스 퍼즐 퍼니처(Trans Puzzle Furniture)’의 합성어로 0~10세까지 연령 및 성장 단계에 맞춰 변형이 가능한 퍼즐 가구다. 총 17개의 퍼즐 조각을 활용해 0세 때는 요람 및 침대로, 1세에는 걸음마 보조기 및 의자 등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 밖에도 식탁·책상·장난감상자·스툴 등 총 10여 종의 유아용 가구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향기 나는 책, 놀이와 결합한 책으로 감각 발달 도와
프뢰벨(대표 이연옥)이 새로 개발한 ‘영아를 위한 다중지능 통합 프로그램’은 다양한 감각을 발달시키는 여러 가지 놀이를 결합한 영아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언어·논리수학·시각공간·신체운동·음악 등 5가지 지능을 중심으로 재미있는 교재와 감각 활동 중심의 교구를 통해 영아 스스로 능동적으로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화려한 색상과 향기 코팅으로 영아의 시각·후각과 언어의 동시 발달에 도움을 주는 그림책(<킁킁킁!>)과 배변 활동과 옷 입기 등 기본 생활 습관의 형성을 돕는 그림책(<지금은 바빠요!> <아기곰아, 다 입었니?>), 다목적 블록놀이 세트 등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총 교재 37권, 교구 6종, 음악CD 7장, 부모지침서 3권으로 이루어져있다.
코엑스 베이비페어의 주최사 ㈜이플러스의 이근표 대표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어느 때보다 엄마들의 육아관련 소비가 까다롭고 신중해졌다”며 “컨버전스 육아용품은 경제적 부담이 적고 개별 상품들의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부가적인 편리함까지 더해져 깐깐한 엄마들의 구매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육아용품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 16회 서울국제 임신 출산 육아용품 전시회(코엑스 베이비페어)는 오는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 Hall B(인도양홀)과 Hall D(컨벤션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