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내 증시는 위축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큰 폭의 하락이나 강한 상승을 야기할 대내외적 요인이 없어 비교적 좁은 범위 안에서 제한적 움직임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아직 외국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외국인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 증시는 경기 회복 둔화와 출구전략 시행 지연이라는 상반된 재료를 내놓고 있다.
체감 지수가 실제 지수보다 훨씬 낮을 정도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고 기업 실적을 대체할 만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현 수준 이하로 크게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 또한 낮다는 점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시장 대응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환경들이다.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일부 업종이나 종목이 단기적 실적 확대 기대에 힘입어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으나 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미흡한 면이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전보다 17.46포인트(0.17%) 상승한 10,023.42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7포인트(0.25%) 오른 1,069.30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7.12포인트(0.34%) 상승한 2,112.44를 각각 기록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 = 기본적으로 거래량은 두 가지 양면성을 갖는다. 상승 국면에서는 매수 세력을, 하락 국면에서는 매도 세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근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매도 세력이 후퇴한 것으로, 단기 저점이 임박해져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압박해 왔던 출구전략 논란, 정책 효과 종료 후 글로벌 경기의 회복력, 미국 고용시장의 개선 여부 등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원화 강세의 부담에도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환율 민감 업종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 = 한국 증시는 긴 추세에서 본다면 해외 증시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상승 흐름 속에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난 9월 하순 이후 형성된 '짧은 상승기와 이보다 약간 긴 하락' 패턴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이 일간 순매수 규모를 3천억원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 한 단기 고점 인식으로 나타나는 국내 투자자의 매물을 받아내고 강력한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주도 업종에 의해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논리도 많이 희석됐다. 당분간 시장은 1,500~1,650포인트 사이의 구간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 = 이번주 증시 변수들이 우호적인 편이지만 시장이 강하게 움직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락 변동성이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시장을 이전과 같은 강세 국면으로 돌려놓을 만한 재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연기금이 시장을 지탱하고 있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존의 통화 정책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이번주 옵션만기일과 관련한 차익잔고 부담도 크지 않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달 고용 지표들이 미국의 고용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느릴 수 있음을 보이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내용이다. 현재로서는 시장의 하락 압력이 진정되고 기술적 반등 시도를 하는 수준에 만족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 = 연말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9월 중순과 비교하면 투자자의 눈높이가 낮아졌고 중국과 미국 증시가 저점을 확인한 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고 있어 코스피지수도 '바닥 다지기'를 마무리하고 반등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예상되는 조정은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지수대는 기간조정 때 예상되는 지수 예상범위의 하단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조정 때 소매ㆍ보험ㆍ건설주 등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한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 = 국내 증시는 1,500선 중반에서 지지력 형성이라는 큰 틀은 유지되겠지만 등락세가 반복되는 변동성이 계속되는 모습은 불가피해 보인다. 안정적인 반등세의 확장을 위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해소와 함께 바닥권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거래의 증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외국인 순매수는 일평균 1천억원 안팎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만큼 최근 매도 강도가 크게 낮아진 투신권의 동향과 저가 매수에 나서는 연기금의 움직임을 통한 지지력 확보를 바탕으로 기술적 대응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