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 채무지불유예 선언의 여파가 이번주 국내 증시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 선언에 따른 파문이 향후 얼마나 확대될지에 대해 섣부르게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우려가 분명히 존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주식시장의 초기 반응도 무척이나 격했기에 조심스러운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연계된 자금규모가 제한적이고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당시처럼 (파생상품 관련)도미노식 부실 확대 가능성도 없다는 점에서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사태만 독립적으로 놓고 보면 악재로서 중량감은 크지 않은 듯 보이지만 구조적 위험이 부각됐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빠른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추가적인 조정 압력이 가해질 수 있으므로 시장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한 이후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방어적인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정부는 지난 25일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두바이정부는 국영기업인 인공섬 팜 아일랜드 개발업체 NAKHEEL(나킬)과 모기업 두바이월드(두바이 국영개발회사)의 채무 상환을 내년 5월 30일까지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에 연쇄 파장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두바이월드가 진행하는 사업에 상당 규모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각국 증시가 폭락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3~4% 떨어졌고 국내증시도 4.69% 떨어졌다. 지난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1599.52)보다 75.02포인트(4.69%) 폭락한 1524.50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하루 낙폭 75.02포인트는 연중 최대치였다. 이는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었던 지난해 11월 6일 낙폭 89.28포인트 이후 최대치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