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자로’ UAE에 첫 수출

사상 최초로 국내 원자력 발전 시설이 해외로 수출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로이터 통신은 27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으로 구성된 한전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의 건설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 5월 한전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개입찰 자격 심사에 참가했으며, 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이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수주 액수는 총 400억 달러(약 47조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4기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부문 수주액만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NF소나타 100만대 또는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는다. 또한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원전 건설 기간 10년간 1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원전 건설 이외에도 원전이 가동되는 수명 60년 동안 운전, 기기교체 등 운영지원에 참여해 추가로 200억 달러의 수주가 기대된다.

특히 1970년대 500MW급 원전 2기를 건설한 이후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의 원전 기술이 해외로 수출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향후 원전 시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430기, 금액으로는 1조 달러(12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이번 수주를 통해 중동지역을 포함한 세계 원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한국 원자력 기술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함께 앞으로 주요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원전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전날 UAE의 수도 아부다비로 출국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35분간 환담을 나눴다.

또 이날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져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 문제를 포함한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 1970년대 석유파동을 계기로 500MW급 원전 2기를 처음 건설해 세계에서 21번째 원전 보유국이 됐다. 현재 한국은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이며, 국내에 총 20기의 원전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