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왕' 빌 그로스가 4일(현지시간) "유럽지역의 국가부채에 대한 문제가 시장에 지속적인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공동 설립자인 그로스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서브프라임 위기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분명히 확대될 것이며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에 대한 재정 우려가 증폭되며 위험자산에 대한 대거 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전 세계 글로벌 증시와 원자재 상품시장은 급락한 반면, 미국 달러와 미국채 가격 등 안전자산은 크게 올랐다.
이와 관련, 그로스는 정부지원에 힘입어 회복돼 온 위험자산 시장이 주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개월 동안 글로벌 마켓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신용 창출을 등에 업고 다시 차입에 나섰다"며 "이제는 모든 위험자산의 가격 산정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것을 부풀어 오른 풍선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민간부분의 신용이 팽창하고 서브프라임과 리먼 위기로 이것이 폭발했다"며 "이제는 공공분야에서 신용이 재팽창해 주식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꽤 높아졌고, 하이일드 채권(고수익고위험채권)의 스프레드도 꽤 좁혀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러한 확장은 끝났고, 헤지펀드들이 레버리지를 일부 다시 빼내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로스는 "그리스가 실제로 국가부도에 처할 것이라 보지 않으며 사태가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