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콸루이트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캐나다) 재무장관 회의가 6일 폐막했다. 각국 재무장관들은 최근 부각된 재정적자 우려에도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캐나다의 짐 플래허티 재무장관은 이날 G7 재무장관회의 폐막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경기부양책을 계속 추진하기로 약속했다"며 "좀 더 지속가능한 재무적 상황으로 가기 위한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알리스테어 다링 영국 재무장관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부양책을 계속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 또한 "그리스 등의 적자문제가 이번 회의에 영향을 끼치긴 하겠지만, 아직까지 경제위기는 극복되지 않았다"며 "올바른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해야 하고, 부채 문제는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최근 유럽발 국가부채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적자 우려로 부양책을 성급하게 철수할 경우 세계 경제가 더블 딥(이중침체·double dip)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G7 국가들은 출구전략은 뒤로 미루고 당분간 경기부양에 힘을 쏟을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G7 회원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유럽집행위원회 관계자 등 재무장관회의 참석자들은 추가 부양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유로권의 경제위기, 아이티 지원 등이 논의됐다. 국제적인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적자난과 관련, 각국 재무장관들은 지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플래허티 장관은 회의에서 그리스의 부채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히며, 참석자들은 "매우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신중히 다룰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회의 마지막 날 발표한 성명에서 "2012년까지는 그리스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12.7%에 달한다.
또 G7 국가들은 "아이티에 대한 각국의 모든 부채를 탕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티는 지난달 발생한 지진으로 국민 15만 명 이상을 잃었고, 현재도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티 외채는 8억9천만 달러 정도로 이중 41%는 미주개발은행, 27%는 세계은행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아이티의 부채를 2억1천400만 달러 정도로 줄이는 데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