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로 사용되는 장단기 금리차가 9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장기금리가 높고 단기금리가 낮은 것으로, 앞으로 경기가 회복돼 금리가 오를 확률이 높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와 1일물 무담보 콜금리를 뺀 장단기 금리차는 지난해 4분기 평균 2.3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3분기 2.80%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장단기 금리차는 2002년 2분기 2.04%포인트를 기록하고 같은 해 3분기 1.19%포인트로 내려간 이후 계속 낮은 수준 대에 머물렀다. 2006년 2분기부터는 줄곧 0%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차는 2008년 4분기 0.64%포인트에서 지난해 1분기 1.55%포인트로 확대됐고, 2분기 2.01%포인트, 3분기 2.33%포인트 등으로 2%대를 회복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0월 4.47%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이후 11월 4.32%포인트, 12월 4.24%포인트, 2010년 1월 4.29%포인트로 점차 좁혀지고 추세다.
장단기 금리차는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기대감과 물가상승 우려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다. 장기금리 상승에는 경제성장, 물가상승, 위험 프리미엄 등이 영향을 주는데, 장단기 금리차에 사용되는 국고채의 경우 위험성이 적은 만큼 높은 성장률 또는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기금리는 기준금리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며, 최근 2% 금리가 이어짐에 따라 매우 낮아진 상태다.
특히 한은에 따르면 과거사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장단기 금리차는 향후 약 10개월간 경기를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가 커진 것은 앞으로 생산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순히 장단기 금리차로 경기가 회복된다고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선행지수 중 하나일 뿐이고, 장기금리의 경우 경제 성장률 이외에 채권 수급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국고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장단기 금리차가 커진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