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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리스 지원할 듯 ‘정상회의서 논의’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일 열리는 프랑스·그리스 정상회담과 1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소식통을 인용, 독일이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함께 대출보증(Loan Guarantees) 방식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최근 며칠 동안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그리스 문제 해법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자금난을 겪고 있는 몇몇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를 지원하는 방안을 EU 회원국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대출보증이 가장 효율적인 지원책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10일 "그리스가 자금 조달에 문제를 겪는 긴급한 경우 EU이 지원할 수 있는 몇 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이 측근들과 함께 차관 제공 등의 형태로 지원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그리스가 강력한 긴축 정책을 단행한다는 조건 아래 EU 회원국들이 지원하는 방안을 정상회의에서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U이 그리스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이번 사태를 방치할 경우 유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유럽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EU의 그리스 지원 소식에 대표적인 비관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EU가 옳은 방향으로 들어섰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구조개혁과 재정 투명성 강화 등 지원 전제조건이 명확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영국과 스웨덴 등 비 유로존 국가들도 IMF의 자금 지원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현재 다양한 지원책들이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라 최종선택은 11일 개최 예정인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를 위해 현재 호주를 방문 중인 트리셰 ECB 총재도 일정을 앞당겨 11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만약 EU에서 그리스에 자금 조달 지원을 한다면 이 같은 지원은 유로존 출범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유로존 정책은 회원국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EU 특별정상회담 전에 아직까지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일단 그리스 지원 결정 소식을 부인했다.
 
또 발트 노보트니 ECB 집행이사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ECB이 그리스에 직접 구제 금융을 투입할 순 없다"며 "유로존 국가로서 그리스는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유로존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보트니 이사는 EU 회원국이 정치적 결정으로 그리스를 돕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ECB은 개입할 수 없지만 EU 개별국가의 지원이나 공조를 통한지원은 가능하다. 이는 정치적인 결정"이라면서도 "그러나 ECB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