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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재정적자, 글로벌 투자 변화로 이어져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미국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며 글로벌 투자 환경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대신경제연구소의 김수석 선임연구원은 15일 '그리스가 시사하는 3가지 투자 아이디어'라는 보고서를 발표, 그리스 재정 적자 문제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이머징 시장의 투자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재정 적자 지원을 위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16일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것을 결정했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지원에도 그리스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올해 경제 성장률 역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돼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증가도 어렵고, 심각한 경상수지 적자 역시 대외 불안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 국가들의 재정 문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이외에 재정적자 문제를 겪고 있는 유로 지역의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도 올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경기 회복을 통한 급격한 재정 수지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유로화를 자국 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16개국 중 EU의 재정 적자 규정인 GDP 3% 미만을 지키고 있는 국가는 키프로스, 룩셈부르크, 핀란드 3개국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 지역의 재정 적자 확대는 유로 지역의 경기 회복 속도를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경제 연구소(NBER)의 '정부 부채 대비 GDP 성장률과 물가간의 관계'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정부부채가 90%를 넘을 때에는 경제 성장률 저하와 물가 상승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정부 부채 증가는 재정 적자 확대를 의미하며, 이는 재정 긴축으로 인한 경제 성장률 저하, 신용 리스크 증가에 따른 통화 절하로 수입 물가 상승, 소비자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 지역의 재정 적자 확대는 유로 지역의 경기 회복 속도를 지연 시킬 것이며, 이는 유로대비 빠른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는 미국의 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IMF는 올해와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미국은 2.7%, 2.4%, 유로존은 1.0%, 1.6%, 일본 1.7%, 2.2%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유럽지역의 향후 성장률 격차 증가 전망은 경제 펀드멘탈에 근간한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벌어졌던 달러 강세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달러 강세 시 벌어질 글로벌 시장의 투자 환경 변화로 ▲원자재 가격의 상승 탄력 둔화될 것 ▲시장 변동성(VIX Index) 확대 ▲이머징 시장 대비 선진국 선전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 속도가 의문시 되는 시점에서 세계 원자재 수요의 빠른 증가 추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며, 그에 따른 수요 요인에 의한 상승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머징 국가 중 원자재 부국으로 분류되는 러시아, 브라질의 상승 탄력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장변동성과 관련 "1990년부터의 시장 변동성 지표인 VIX 지수와 달러 지수와의 상관 관계를 살펴보면 추세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며 90년대 달러 강세 시기에 VIX 지표도 추세적으로 강세를 나타내었으며, 2000년대 달러 하락 시 변동성 지표가 하락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 강세시 변동성 지표는 상승했다. 추세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후 달러 강세는 2003년 이후 보여주었던 선진국 대비 이머징 시장의 상승 탄력 둔화를 예상하게 한다"며 "달러 강세, 변동성 확대는 투자가들에게 이머징 시장으로의 투자 매력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