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국채 발행에 나서며 국제신용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가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발행규모는 30억~50억유로(40억~67억달러), 발행 방식은 신디케이트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 그리스가 10년물 국채 50억유로(68억달러)를 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관계자들은 국채 발행으로 시장에서 직접 신용을 테스트하겠다는 그리스의 행동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리스 재무부는 국채 발행과 관련한 FT의 질문에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지만, 그리스 은행들은 다음 주에 국채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그리스 정부는 채권 발행을 담당하는 공공부채관리기구의 스피로스 파파니콜라우 공공채무 담당 국장을 별다른 설명 없이 교체했다. 현재 이 자리에는 그리스 최대 상업은행 내셔널뱅크오브그리스(National Bank of Greece)의 페트로스 스리스토돌로우가 임명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그리스 국채 발행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그리스는 오는 4월과 5월 200억유로 규모의 부채 만기를 연장해야 한다. 그리스 정부가 올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530억달러 규모다.
FT는 국채 발행이 순조롭지 못하면 그리스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고 유럽연합(EU)이 암묵적인 지원에서 직접적인 금융 지원으로 입장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그리스가 몇 개월 내로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 대출 축소, 채권 손실을 비롯한 금융시장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채 발생이 성공적일 경우에는 그리스 재정위기로 부진을 겪고 있는 유럽 채권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영국을 방문 중인 게오르그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전날 "다른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유로존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