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미국 주택 시장이 내년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지난해까지 싸게 사들일 수 있었던 회사채와 지방채를 더 사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입장도 밝혔다.
아울러 버핏은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이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혔음에도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며 월가를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경영에 실패한 CEO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런 버핏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실적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버핏은 해 마다 이맘때면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버크셔의 지난 1년간 실적을 설명하고, 자신의 경영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끈 서한의 내용은 미국 금융위기의 진앙지였던 주택시장 회복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주택수요가 거품이 많았던 공급을 따라잡으면서 1년 내에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몇 년전 주택착공이 연율 200만채에 달할 때는 공급 측면에서 좋았지만, 당시 미국인들의 결혼에 따른 주택 수요는 120만채에 불과했다"고 주택시장 붕괴의 원인을 지적했다. 그는 또 "고급 주택 시장이나 주택이 과도하게 지어진 지역을 제외한다면 앞으로 1년여 안에는 미국의 주택시장의 문제가 대부분 '지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주택가격은 버블기 수준에 못 미칠 것이지만, 이 때문에 주택 구입자들은 자신의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리보면,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직전인 올해 주택구입의 적기라고 시사한 셈이다.
또 그는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국채와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싼 회사채와 지방채를 지난해 동안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버핏은 "좋은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며 '금(金) 비'가 내릴 때는 (크기가 큰)양동이를 집어들어야 했다"며 "나는 더 많이 사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바겐헌팅 기회를 더 많이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버핏은 대형 금융기관의 "CEO들의 부주의로 회사는 물론이고 미국(경제)이 해를 입었다면, CEO는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할 것"들에 대해 맹렬히 공격했다.
그는 "미국의 대형금융기관의 경영을 망친 것은 주주들이 아니라 CEO"라면서 "지난 2년 동안 4건의 큰 실패로 인해 5000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주들이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고통 받는 동안 은행의 CEO들은 이런 부담을 가볍게 털어버렸다"며 "CEO들의 부주의로 회사는 물론이고 미국이 해를 입었다면 이들은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