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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美경제 느리지만 확실히 회복”

▲워런 버핏 <사진=뉴시스>
▲워런 버핏                                                             <사진=뉴시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미국의 경제 회복과 관련해 "지금 경제는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중"이라고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버핏은 지난 주말 정례 주주서한을 공개한 데 이어 1일(뉴욕 현지시간) 오전 CNBC와 인터뷰를 진행, 미국경제가 느리지만 확실하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금융패닉의 실물경제영향은 매우 컸고 80여개나 되는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부문중 아직 깨어나지 못한 부문도 있지"라면서도 "지금 미국 경제는 제 갈 길을 가고 있고, 아주 느린 속도로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간 주택착공 규모가 55만가구 이하로 떨어지면 재고로 쌓인 주택의 소진이 이뤄질 것"이라며 "주택시장 80%가 1년 내 수급균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주말 연례 서한에서도 그는 "고급주택 시장이나 주택이 과도하게 많이 지어진 지역을 제외하면 앞으로 1년여 안에는 미국의 주택시장의 문제가 대부분 '지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다만, 소비와 관련해서 버핏은 "미국인은 여전히 빚갚는 중"이라며 "몇 년 전에 비해 미국인들이 전혀 다른 소비 마인드를 갖고 있다"며 소비에 따른 경기회복이 느릴 것임을 시사했다.

고용 확대도 느릴 것으로 봤다. 그는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에서도 6500여명이 떠났다"며 "고용을 늘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형편이 녹록치 않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효과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버핏은 "미국 정부가 민간수요가 줄어들 때 개입하는 전통적 케인지언적 처방을 쓰고 있는데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런데 케인지언적 처방외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적을 바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흔히 경기회복 진단요소로 사용되는 지표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내놨다. 버핏은 "경기침체로 인해 전통적인 '전년대비' 경기 진단의 의미가 퇴색됐다. 이는 2년 단위로 대체돼야 하며 이것이 경제를 읽는데 보다 정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시와 관련해서 버핏은 "투자 매력이 1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 연례 서한 발표 때 "좋은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며 '금(金) 비'가 내릴 때는 (크기가 큰)양동이를 집어 들어야 했다"며 바겐 헌팅 기회를 더 많이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버크셔 해서웨이 후계자에 대해서 그는 "3명의 후보자가 있다"고만 밝혔다. 그는 "오늘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일 이 시간 누가 맡을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최종후보를 이미 낙점했음을 시사했다.

또 그는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후보 리스트에 변화가 생겼지만 큰 변화는 아니다. 후보 리스트의 변동 요인은 연령"이라며 "나를 이어 CEO에 오르는 사람은 오랜 기간 버크셔를 이끌어야 한다. 5년 정도 일하다 손을 떼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