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연구소들이 올해 국내 경제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정부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몇몇 경기지표가 둔화 양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 현상이며, 경기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5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발표하고 "폭설·한파,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 종료 등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으로 일부 지표가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올 1월 중 소매판매는 노후차 세제지원 종료로 자동차 등 내구재 판매저조로 전월대비 1.3% 감소했다. 지난 1월 설비투자도 기계류 투자부진으로 전월대비 9.8% 하락했다. 올해 1월 고용률은 58.2%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경부는 2월 중 수출은 세계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3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월중 소비자물가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상승했으나 가공식품,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 안정으로 2%대 상승률로 복귀할 것으로 봤다.
또 1월 경상수지는 4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지만, 2월 경상수지는 수출입차 흑자 23억3000만달러 등에 힘입어 1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경부는 "세계경제는 전반적인 회복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미국․중국의 정책변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세가 견조해질 수 있도록 당분간 그간의 거시정책기조를 견지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간 경제연구소의 전망은 보다 부정적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4.3%로 회복되나 상반기 중에 6.0%의 고점에 도달한 이후 점차 하락해 하반기에는 2.9%로 떨어지는 '상고하저'가 예상된다"며 "실업률은 2009년과 동일한 3.6%로 예상되는 등 민간부문의 채용확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추가적인 소비회복 모멘텀의 부재로 회복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은 신흥시장의 성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회복과 수출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5.3% 증가하겠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의 427억 달러에 못 미치는 136억 달러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하반기 중 금리와 원화가치 상승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시장금리가 6.1%로 상승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에는 글로벌 금융불안 요인의 진정과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