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봄이 다가왔다. 새해 첫날 '이번에는 그림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말리라'고 결심한 사람이 있는지. 심각한 미술 서적 가운데서 주눅들었던 미술 초보들을 위한 스테디셀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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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는만큼 보인다(생각의나무·2010년) |
미술을 감상하기 위해서 꼭 체계적인 미술사나 미술이론에 대한 지식을 겸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독자들의 소박한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저자는 젠체하지 않고 솔직한, 또는 호쾌한 입담으로 동서양 미술가들의 덜 알려진 과거 이야기, 좀처럼 읽히지 않는 작품에 숨겨진 암호, 미술시장 뒷담화 등을 풀어낸다. 독일작가 아르망이 자동차 콘크리트 탑을 쌓아 한을 풀었던(?) 사건, 쪽빛을 가장 예민하게 포착해낸 한민족 이야기, 가장 잔인한 미술을 전개했던 미술가들의 특이한 이력 등 갖가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눈을 틔운다.
또한 저자는 서양미술가 뿐만 아니라 동양화의 세계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첫 번째 챕터 또한 자신의 귀를 자른 반 고흐는 알아도 붓으로 눈을 찌를 조선시대 화가 최북을 모르는 현실을 담아냈다. 이 밖에 온몸으로 액션 페인팅을 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잭슨 플록처럼 그 옛날 동양화가 가운데 온몸으로 그림을 그렸던 작가를 소개하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끈다.
미술가의 다양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작가의 작품들을 이해하고 싶은 때는 어떨까? '샤갈 꿈꾸는 마을의 화가'(다비치·2006)는 꿈과 동심의 세계를 그려낸 유명 작가 마르크 샤갈이 자신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자서전이라, 그의 그림과 인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샤갈이 그의 전성기를 향해 한참 나아가고 있을 때, 고향인 러시아를 떠나 독일과 파리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쓴 자서전이다. 샤갈은 이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순수한 어린 시절에 큰 영향을 준 고향마을과 가족, 친지들에 대한 사랑을 담았고, 정식 미술학교에 다니게 되기까지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그의 열정을 드러낸다.
'샤갈, 꿈꾸는 마을의 화가'는 그의 길었던 삶의 전반부 일부분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화가 샤갈을 이해하기에 다소 부족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예술가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그가 느꼈던 개인적인 고뇌, 사회적인 상황이 그대로 녹아있어 위대한 화가의 평범한 생활과 성장과정을 생생히 바라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