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금은행의 수신잔액이 5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2008년 강화됐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난해 많이 해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은행권이 예대율에 신경을 쓰는 과정에서 이에 포함되지 않은 시장형 상품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중 예금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수신 잔액은 전년말대비 27조9000억원 증가한 115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4년 전년 대비 5조5000억원 증가를 기록한 이후 최소폭이며, 금융위기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며 예금은행에 112조2000억원이 늘었던 2008년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한은은 "예금이 연중 76조6000원 증가했지만, 금융채가 감소로 전환하고 CD 등 시장형상품과 금전신탁도 지난해에 이어 각각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채는 전년 36조1000억원 증가에서 32조9000억원 감소로 전환하며,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상품과 금전신탁도 각각 11조3000억원, 4조6000억원 감소했다. 또한 예금은 전년말에 비해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폭이 2008년 증가액인 83조1000억원보다는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안전자산 선호 축소, 은행들의 예대율 관리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에는 안전자산 선호가 줄은 데다 금리가 낮아 메리트도 많이 떨어졌다"라며 "은행권에 대한 예대율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서 대출자원인 시장형 상품도 줄어 시장성 수신이 많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수신 계좌수는 2009년말 기준으로 1억7941만좌로 전년말 보다 476만좌가 증가했다. 그러나 2008년 718만좌가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은 셈이다.
요구불예금은 3008만좌로 116만좌가 증가했고, 저축예금은 1억4217만좌로 431만좌 늘었다. 특히 저축예금은 증권사에 대한 지급결제기능 부여를 계기로 은행들이 신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계좌수가 증가했다.
다만, 저축성예금 중 정기예금 계좌수는 감소했고 금전신탁, CD 등 시장형상품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