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경기 하락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STX 그룹이 벌크선 2척을 추가 수주하며 이달 들어서만 총 9척, 총 수주액 2억6000만 달러(한화 2950억여 원)를 기록했다.
STX조선해양은 22일 최근 지난 1월 터키 해운선사인 덴사(Densa)로부터 수주한 5만 8000톤급 벌크선 옵션 2척에 대한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연초에 계약한 2척의 벌크선을 포함해 4척 모두 진해조선소에서 건조, 2012년까지 인도를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국내 중형선사인 두성선박으로부터 역시 5만8000톤급 벌크선 3척(옵션 1척 포함)을 수주한 바 있다.
여기에 STX 중국 현지 생산기지인 다롄조선소가 지난 8일 국내 선박펀드사 세계로선박금융과 3만7000톤급 벌크선 4척(옵션 2척 포함)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옵션계약을 포함 3월에만 총 9척,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선박 수주고를 올리게 됐다.
3월 실적을 합친 올해 누적 수주실적은 조선부문에서 총 17척, 13억1000만 달러(한화 1조4869억여 원)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발주 급감 속에서도 전 계열사의 고른 선전이 눈에 띈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3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벌크화물 운임지수(BDI, Baltic Dry Index)의 덕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이 올해 들어 수주한 11척의 선박 중 벌크선이 9척으로 컨테이너선, LNG선 등 다른 선박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는 벌크선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크루즈선 전문 건조기지인 STX유럽은 지난 2월 해양작업지원선을 신규 수주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STX그룹에 편입된 후 처음으로 초대형 크루즈선 건조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생산효율성 안정에 주력했던 STX 다롄조선소도 이번 벌크선 계약을 통해 신규 수주를 재개했다. 특히 이번 수주는 국내 선박펀드운용회사와 계약한 첫 수주다. 향후 중국 뿐 아니라 국내 기업과 여타 해외 해운사들과의 거래 확대가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STX그룹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STX유럽, STX 다롄 생산기지까지 신규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며 "지난해 침체기를 겪었던 조선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