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국내와 해외공장 생산량을 50대 50으로 제한해 해외공장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금속노조의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해외공장을 인정하는 대신 고용안정을 위한 고부가가치 중심의 국내 공장 설비 투자 확대와 부품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23일 현자지부 소식지에 “해외공장의 국내공장 생산 추월,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골자의 글을 실었다.
노조는 “국내공장의 수요 한계가 분명히 있는 상황에서 막연히 해외공장을 부정한다는 것은 모순에 빠질 수 있다”며 “기득권 세력들에게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즉 해외공장이 확대된 배경에 대한 책임 여부를 떠나 현재의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생산 계획을 모두 374만대로 잡았다. 이중 해외생산은 176만대, 국내생산은 171만대다. 이미 해외생산이 국내 생산을 5만대 이상 추월한 상황인 것이다.
노조는 이어 “하지만 이번 토요타 사태가 방만한 해외 경영으로 파생된 만큼, 노조는 보다 본직적인 문제로 접근해 사측을 압박할 것”이라며 “현재 해외공장을 인정하되, 고용안정을 위한 고부가가치 중심의 국내 공장 설비 투자 확대와 부품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대를 요구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회사가 과도한 욕심으로 토요타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자본의 탐욕만 부린다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사측의 적극적인 자세도 요구했다.
한편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한 2010년 임단협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금속노조는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국내공장과 해외공장 생산 실적은 각각 51대 49, 75대 25의 비율인데 비해 올해는 각각 49대 51, 65대 35로 해외생산비율을 높게 잡고있다”며 “지난해 국내외 생산비율 수준으로 올해 생산을 유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현대와 기아차측은 받아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전문가들도 노조가 사측의 글로벌 전략에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니냐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