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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위기감 고조…'유로 비관론' 확대

남부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시장에는 그리스 지원문제가 유로 사용국(유로존)내 해결이 어렵고, 끝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어왔다. 여기에 24일 발표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으로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 포르투갈 신용 강등..다음은 어느나라? 

24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며 이 지역 재정위기를 경고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998년 이래 처음이다.

피치는 "포르투갈의 국내총생산(GDP)과 성장세는 "AA"등급의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낮다"며 "상대적으로 거시경제에 대한 상당한 재정충격과 구조적 약점이 포르투갈의 신용도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포르투갈이 다른 유로존 국가들보다 경제회복이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기적으로 공공금융의 건전성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재정 불량국인 소위 '피그(PIIGS, 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미 큰 위기에 빠져 있는 그리스, 신용 강등이 된 포르투갈 이어 다음 뇌관은 스페인이 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게리실링&코의 대표인 게리 실링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서서히 난파하는 동안 이 지역(남부유럽)에서 재정위기를 맞는 다음 나라는 스페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리스 지원안 불일치..몸살 겪는 유로

그리스 지원안에 대한 유럽정상들간 의견 대립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그리스 지원에서 IMF가 중심 역할을, 나머지 유로존 15개 국가가 부수적인 역할을 각각 수행하는 쪽으로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지원에 있어서의 IMF의 역할에 대해 합의했다는 외신의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25~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그리스 지원 방안에 합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IMF를 끌어들일 경우 유로화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ECB(유럽중앙은행)의 로렌조 비니 스마기 이사는 "IMF에 도움을 요청하면 유럽이 자체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는 뜻으로 비치면서 유로 안정성을 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미토모미쓰이그룹 산하 일본연구소(JRI)의 마키타 다케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EU는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며 "이것이 유로 신뢰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직접 지원도 또한 독일내 정치적인 문제를 포함해 쉽지 않은 문제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회장은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유로존이 그리스를 돕는다면, 이는 유로의 근본을 약하게 만들게 된다"고 경고하면서 "유로화를 위태롭게 만드느니 그리스가 부도를 맞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유로존이 15~20년 내로 사라지게 될 것"이며 "과거에도 통화동맹이 있었으나 살아남은 것은없다. 이것(유로화) 역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내 불균형이 낳은 위기 해결 실마리는? 

1999년 출범한 유로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27%를 구성하는 통화로 아직까지 달러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 있는 통화로 꼽힌다. 유로존 출범 초기에는 유로 사용국간 환리스크 감소 등으로 교역이 용이해지며 유럽 경제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로존내 국가들간 엄연히 존재했던 경제 불균형으로 통합통화 사용의 폐해가 들어나기 시작했다.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산업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부권 국가들은 교역 상대국의 물가를 감안할 때 환율이 고평가되며 경상수지적자가 계속 누적됐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낮고 산업경쟁력이 높은 독일은 저평가된 환율로 무역에서 이점을 보게 됐다.

여기에 세계 금융위기가 겹치고 각 국가들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쓰지 못하면서 그리스등 재정위기를 맞는 국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유럽개혁중심의 사이먼 틸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원국 간의 깊은 통합이 있어야만 유로는 더 높은 생산성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사진=신화/뉴시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운데)와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왼쪽 앞)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