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천안함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던 해군 특수전여단(UDT) 한주호 준위(53)가 수중에서 의식을 잃고 긴급후송됐지만 끝내 순직하고 말았다.
또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 1명도 수중작업 중 의식을 잃고 치료를 받는 등 이날 하룻동안만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한 한 준위는 수심 40m 깊이 펄 속에 파묻힌 천안함 함수(배앞머리) 부분을 탐색하다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실신해 동료에게 부축돼 물 밖으로 나왔다.
한 준위는 곧바로 근처에서 실종자수색작업을 돕고있던 미 구조함 살보함에 후송돼 감압실 치료 등을 받았지만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 군당국은 일단 잠수병을 사인으로 꼽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실종자 생사여부 확인이 전국민적 화두로 등장한 만큼 수색작업이 빠르게 진척되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수중작업의 무리한 강행이 또하나의 참변을 불러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해수온도는 영상 3도. 미 해군 잠수요약서에 따르면 이 온도의 물 속에서 잠수복을 입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시간이다.
또한 또렷한 의식으로 수중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15∼20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빠른 유속에 따른 체력소진 등을 감안하면 물 속에 있는 이보다 더 짧을 수밖에 없다는 게 잠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사고 해저 수심의 기압은 5.4∼5.5. 베테랑 잠수부들에게도 활동에 제약이 갈 수밖에 없다.
최근 민간인 잠수사가 사고해역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갑작스레 두통을 호소한 것은 차가운 물과 높은 기압과 사정과 무관치 않다.
더욱이 시계확보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고 조류마저 드센 해저상황은 구조요원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해군은 실종자 생사여부를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에 때때로 물결의 흐름이 잠잠해지는 정조 때가 아닌 시간대에도 구조대원을 해저에 투입했다.
또한 사고발생 이튿날부터 엄청난 체력소모가 되는 해저잠수를 충분한 휴식도 없이 강행해왔다.
분명 큰 위험을 감수한 일이었지만 군내부에서는 반대의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수색작업을 지켜본 것도 또다른 부담감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촌각을 다투는' 임무에 한층 더 부담감을 줬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국민들, 유족, 언론이 사지를 내몰았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누구는 전우를 구하고 싶지않겠는가"라며 "뻔히 죽을 수도 있는데 그것을 무릅쓰고 들어가게 하더니 이런 참변이 났다"며 울먹였다.
잠수전문가들은 "해난구조의 A, B, C를 지키지 않고 작업을 강행할 경우 또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